서울의 한 은행 대출창구 모습. / 사진=연합뉴스
서울의 한 은행 대출창구 모습. / 사진=연합뉴스
40대 직장인 송모 씨는 마이너스통장 대출 금리가 연 6%대 중반까지 올라 고민하다가 이달 초 인터넷전문은행의 4%대 중반 금리 주택담보대출로 갈아탔다.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고금리가 이어질 것이란 생각에서였다. 하지만 대출 실행 후 며칠새 금리가 0.3%포인트가량 떨어져 속앓이하고 있다.

송 씨는 “대출 실행 당시 기준으로 최저금리인 4.61%(혼합금리)에 받았는데 금리가 계속 낮아진다”고 말했다. 대출 실행 후 채 열흘도 안 지났지만 해당 은행의 제공 최저금리는 4.33%까지 떨어졌다. 사실상 고정금리를 선택해 당분간 금리 인하 효과를 누리기도 어렵다.

최근 고금리 기조에 고정금리 대출로 갈아타는 경우가 늘고 있어 이러한 사례가 적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한국은행은 지난 13일에도 기준금리를 다시 0.25%포인트 올렸다. 하지만 정작 은행권 대출 금리는 0.3%포인트 내외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낮아진 시장(채권) 금리와 예금 금리가 반영되기 때문으로, 지난 한 주 동안(6~13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 4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취급액 코픽스 연동 기준) 상단은 0.7%포인트(8.11%→7.41%) 뚝 떨어졌다.

추가 하락도 예상된다. 곧 발표되는 작년 12월 기준 코픽스는 지난달 예금 금리 하락을 반영해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변동금리가 주로 코픽스와 연동된다. 은행 관계자들은 0.1~0.15%포인트 수준의 코픽스 인하 요인이 있다고 봤다.

주택담보대출 혼합(고정)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와 신용대출 금리(은행채 1년물 기준)도 0.1~0.3%포인트 안팎 내릴 전망.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최근 한 주새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과 신용대출 지표 금리인 은행채 5년물은 0.394%포인트, 1년물 금리는 0.186%포인트 떨어졌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들은 가산금리를 줄이고 우대금리를 늘려 가계대출 금리를 인하할 계획이다. “은행들 예대 금리 차이가 크다”는 금융당국 지적과 비판 여론도 이같은 방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