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수석 브리핑서 해촉 아닌 '해임' 명시…사의 안밝힌 기후대사도 해임
장관급 공직자 첫 해임…저출산위 부위원장엔 김영미, 기후환경대사엔 조홍식 인선
尹대통령, 나경원 저출산위 부위원장·기후대사 동시 해임(종합)
윤석열 대통령은 13일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과 기후환경대사에서 동시에 해임했다.

3년 임기 장관급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에 임명한 지 만 3개월만이다.

윤 대통령이 장관급 공직자를 해임한 첫 사례다.

대통령실 김은혜 홍보수석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대통령은 오늘 나경원 전 의원을 저출산고령화사회부위원장과 기후환경대사직에서 해임했다"고 밝혔다.

김 수석은 나 전 의원 해임 배경을 명시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대통령실에서는 여러 사유가 종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고 있다.

이날 브리핑에서는 부위원장직 사직서를 제출한 나 전 의원에 대해 '사표 수리'나 격식 있는 '해촉'이 아니라, 보다 강도 높은 '해임'이라는 표현이 사용됐다.

나 전 의원이 사의를 밝히지 않은 기후환경대사에 대해서도 해임 결정이 내려졌다.

나 전 의원의 일련의 행보에 대한 윤 대통령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은 나 전 의원이 지난 5일 저출산위 부위원장 자격으로 진행한 간담회에서 '출산시 대출 탕감' 정책을 제안한 것을 두고 긴장 관계를 이어왔다.

안상훈 사회수석이 다음 날 브리핑에서 "정부 정책과 무관하고 오히려 윤석열 정부의 정책 기조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며 전면 부정했고, 이틀 뒤인 익명의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가 나 전 의원의 해촉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를 놓고 국민의힘 당권주자로 거론돼온 나 전 의원에 대한 '불출마 압박' 해석이 나왔지만, 대통령실은 정책 문제라며 선을 그어왔다.

진로를 명확히 밝히지 않던 나 전 의원이 이날 오전 서면으로 부위원장직 사직서를 제출, 차기 대표 '출마 예고'로 사실상 받아들여지면서 윤 대통령은 결국 해임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신임 저출산위원회 부위원장에는 김영미 위원회 상임위원이, 신임 기후환경대사에는 조홍식 서울대 로스쿨 교수가 각각 내정됐다.

김 부위원장 내정자는 동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동서대 사회과학대학장, 한국가족사회복지학회 연구분과 위원 등으로 활동해 왔다.

조 대사 내정자는 판사 출신으로 환경법, 환경규제법을 연구해왔으며 대통령소속 탄소중립녹색성장위 위원이기도 하다.

이들은 내주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 국무회의 심의를 거친 다음, 윤석열 대통령이 아랍에미리트(UAE) 순방 중에 현지에서 재개하는 방식으로 정식 임명될 전망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