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그룹은 2023년을 맞아 새로운 도약을 위해 각 계열사들의 신성장 비전 및 주요 업무 목표를 13일 공유했다. 세계적으로 불안정한 거시경제 상황 속에서도 위기를 기회로 승화시키는 한 해를 만들겠다고 했다.

계열사 모두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선제적으로 총력을 기울이고, 핵심 사업은 역량을 집중해 수익성 강화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셀트리온, 신약개발 회사로 변신 중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강자를 넘어 다양한 항체신약 개발을 통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초기 개발 물질 중 유망한 대상을 선별해 '패스트팔로잉(Fast Following)' 전략을 쓰고 있다. 선행 제품들을 면밀히 연구해 개발 위험은 줄이고 효율은 높인다는 설명이다. 일부 항체는 개발 중인 바이오시밀러와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두고 개발하고 있다고 했다.

항체약물접합체(ADC) 항암제 영역에서도 후보물질(파이프라인)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외 기업과 협력을 진행하고, 자체 연구개발을 통해 ADC 플랫폼 및 파이프라인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10월 국내 바이오텍 피노바이오와 계약을 체결했다. 최대 15개의 표적에 피노바이오의 ADC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다. 지분투자 및 공동연구 계약도 체결해 장기적 협력관계를 구축했다. 영국 ADC 전문 개발사 익수다테라퓨틱스에도 지분투자를 했다.

미국 라니테라퓨틱스와는 경구형 항체치료제 개발을 목표로 제형 개발에 착수했다. 경구형 우스테키누맙을 공동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혁신적인 약물전달 플랫폼을 확보하게 되면, 개발 중인 제품들도 차별화된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올해 글로벌생명공학연구센터를 완공하고 제품 연구개발 및 혁신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오는 4월부터 입주가 시작돼, 300명 이상의 연구개발 직원들이 근무할 예정이다. 신약개발뿐 아니라, 전체 파이프라인의 연구개발 역량을 향상시키는 핵심 기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 북미 직판 체계 가동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유럽에서 현지법인 역량 및 제품군(포트폴리오)을 강화해 기존 제품의 처방 성장과 신규 제품의 시장 확대를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2013년 유럽에 첫 출시한 세계 최초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는 작년 2분기 54%의 시장 점유율로 처방 1위 자리를 유지했다. 항암항체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와 허쥬마는 같은 기간 유럽에서 각각 24%와 13%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에서 직판 중인 세계 최초 인플릭시맙 피하주사 램시마SC는 작년 2분기 12%의 점유율로 현지 법인의 경쟁력을 입증했다고 했다.

기존 제품의 성과는 후속 제품의 유럽 진입 성공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핀란드에서 진행된 헬싱키 병원 입찰에서 핀란드 베바시주맙 시장의 30%에 해당하는 물량의 베그젤마를 수주했다. 올해 예정된 유럽 주요국 입찰에서도 유의미한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계 최대 제약 시장인 미국에서는 기존 제품의 처방 확대와 신규 제품 출시, 직판 등을 앞세워 성장을 지속할 계획이다. 베그젤마를 올 상반기 미국에 출시한다. 하반기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유플라이마가 미국에 출시된다. 유플라이마는 고농도 제형으로 개발됐으며, 통증을 유발하는 구연산염을 제거해 환자의 투여 편의성을 개선했다. 오리지널 의약품 휴미라와 유플라이마 간의 교차처방(상호교환성) 글로벌 3상도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이들을 시작으로 2023년부터 미국에서 직판에 본격 돌입한다. 이를 통해 매출 확대와 수익성 개선을 도모한다. 지난해 미국 의약품 유통권을 보유하고 있는 셀트리온USA를 인수했다. 미국 사업을 총괄할 최고사업책임자(CCO)를 비롯한 판매 전문 인력의 채용을 마무리하는 등 직판 성공을 위한 준비 작업을 해왔다. 이들은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에서 다년간 바이오시밀러 판매 경험을 갖춘 인사들고, 미국 판매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했다.

셀트리온제약, 시장 점유율 끌어올릴 것

셀트리온제약은 공동개발을 통해 차세대 개량신약 개발과 신약 발굴 등 합성의약품 파이프라인 확대에 나서고 있다. 2028년까지 비후성심근증 치료 신약을 비롯해 신약, 개량신약 및 고부가가치 복제약(제네릭) 등 12개 품목 출시가 목표다.

셀트리온제약은 다케다제약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제품에 대한 인수 절차를 마무리했다. 개량신약 개발과 수익성 확대를 위한 생산 내재화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케다제약에서 인수한 당뇨병 치료제 '네시나'와 고혈압 치료제 '이달비'는 각각 2026년과 2027년까지 물질 특허가 유지된다. 특허를 기반으로 한 개량신약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기존 제품들과의 시너지 효과를 통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것으로 기대 중이다. 이 외에도 심혈관 분야 제품 확장을 위해 순환기 3제 복합제의 3상을 진행하고 있다. 내년 국내 출시가 목표다.

네시나와 이달비는 셀트리온제약 자체 생산시설을 통한 생산 내재화를 진행 중이다. 순차적 내재화를 진행해 수익성 확대는 물론 제품 공급의 안정성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연내 일부 품목의 생산허가 신청을 목표하고 있다. 또 자체 연구개발(R&D) 역량과 인수 물질의 특허를 기반으로 개량신약 및 인슐린 바이오시밀러 개발에도 박차를 가해 당뇨·고혈압 제품 포트폴리오를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셀트리온홀딩스·스킨큐어 등, 미래 성장동력 확보

셀트리온그룹의 계열사인 셀트리온홀딩스 셀트리온스킨큐어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도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셀트리온홀딩스는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를 흡수합병해 단일 지주사가 됐다. 그룹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 확보 및 비용 효율 강화에 집중해 안정적인 재무구조 구축에 힘쓸 계획이다. 또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적극적으로 인수합병(M&A)을 검토해 그룹에 편입하는 등의 노력을 진행할 예정이다.

셀트리온스킨큐어는 온라인 사업 비중을 늘린다. 미국 일본 동유럽 동남아 등 해외를 공략해 수익성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문화콘텐츠 제작사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는 공중파 편성을 마친 2편을 포함해 올해 4편의 신규 드라마 제작을 기획하고 있다. 흑자를 올해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