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유령'서 살벌한 액션 연기…"삶을 연기에 녹여내는 배우로 살고 싶어"
이하늬 "설경구와 액션…'용호상박' 대결로 보였으면 했죠"
"'쥰지'(설경구)와 호텔 방에서 붙을 때는 정말 블록버스터 같은 연기였어요.

경구 선배한테 밀리면 절대 안 된다고 생각하고 들어갔죠."
오는 18일 개봉을 앞둔 영화 '유령'에서 배우 이하늬는 외딴 호텔 방에서 선배 설경구에게 맞서 살벌한 액션 연기를 선보인다.

극 중 '차경'역을 맡은 이하늬는 일본군 '쥰지' 역의 설경구 안면에 거침없이 주먹을 날리고, 그대로 얻어맞은 쥰지는 바닥에 처박힌다.

차경은 정신 차리고 덤비는 쥰지의 반격에 몸이 부서질 듯 얻어맞지만, 몸싸움만큼은 쥰지에 밀리지 않는 '센언니'의 전형을 보여준다.

일제강점기 당시 조선총독부에 숨어든 항일조직 스파이 '유령'의 활동상을 그린 영화 '유령'은 긴박감 넘치는 액션 장면이 많다.

그 중심에는 설경구와 함께 이하늬가 있다.

12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이하늬는 작품 속 호텔방 액션을 두고 "힘의 실랑이", "포효하는 에너지"라고 묘사했다.

"관객에게 체급의 차이, 성별의 차이가 보이면 액션 연기가 실패한 것으로 생각했어요.

마치 '용호상박'처럼 죽음을 놓고 벌이는 마지막 한판 승부라는 생각을 많이 하면서 연기했어요.

"
이하늬 "설경구와 액션…'용호상박' 대결로 보였으면 했죠"
극 중에는 차경이 긴 장총을 이용해 적을 사살하는 장면이 여럿 나온다.

장총은 아무리 가볍게 만들어도 최소 4㎏은 나가기에 장전하고, 쏘는 촬영이 쉽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온종일 들고서 장전하고 쏴야 하니 여기(오른팔)가 피멍이 들기도 하고요.

장총에 익숙해지기 위해서 총을 제작해 차에 싣고 다니면서 메기도, 들고 다니기도 했어요.

총을 만지는 것만 생각했죠."
그러면서 기자 앞에서 직접 두 손으로 장총을 들고서 장전하고 쏘는 듯한 모습을 반복해서 보여줬다.

"이렇게 찰칵 탕, 이렇게 찰칵 탕"
이하늬는 지난 2년간 결혼과 임신, 출산, 육아를 차례로 겪었다.

지난해 세상에 나온 딸아이는 벌써 7개월을 맞았다.

그는 여성으로서 겪은 일련의 경험을 두고 "(다른 분도) 꼭 경험해봤으면 좋겠다"며 "한 인간을 배 속에서 키워 세상에 내보내는 일, 인간으로 태어나 어떻게 이 일보다 완성된 일을 할 수 있겠냐는 생각을 했다"며 '경이로움'이란 단어를 언급했다.

'유령'은 출산 이후 이하늬의 스크린 복귀작이다.

그는 다시 돌아와 포토월을 뒤에 두고 사진 촬영을 했는데, 마치 '배우 코스프레'를 하는 거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오랜 시간 배우 자리에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갑작스럽게 찾아온 낯선 느낌에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어야 할까'라는 원초적인 질문을 자신에게 던져봤다고 했다.

그가 찾은 답은 '생활인'으로서 배우였다.

"연기만 하는 배우보다 삶을 함께 살아가는 배우, 삶을 연기에 녹여내는 배우로 살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임신이나 출산도 사람들에게 많이 노출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씀이 있었지만, 그 일은 제가 겪은 자연스러운 일이잖아요.

배우라서 숨기고 싶진 않아요.

"
이하늬 "설경구와 액션…'용호상박' 대결로 보였으면 했죠"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