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14개월 만에 6%대로 떨어졌다. 인플레이션 둔화 조짐이 뚜렷해지면서 미국 중앙은행(Fed)이 긴축 속도를 조절할 것이라는 기대가 더 커질 전망이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해 12월 CPI가 전년 동월보다 6.5% 올랐다고 12일 발표했다. 6.2%를 기록한 2021년 10월 후 가장 낮은 수치다. 시장 추정치(6.5%)와도 동일했다.

미국 CPI는 지난해 6월 9.1% 급등한 이후 7월부터 12월까지 6개월 연속 낮아졌다. 에너지와 식료품을 뺀 근원 CPI는 12월에 전년 동월보다 5.7% 올랐다. 역시 시장 예상치(5.7%)에 부합했다. 11월 상승률(6.0%)보다 0.3%포인트 하락했다.

전월 대비 12월 CPI는 0.1% 떨어졌다. CPI가 전달보다 하락한 건 2020년 5월 이후 31개월 만이다. 전월 대비 근원 CPI는 0.3% 올라 시장 전망치와 같았다.

물가가 6%대로 내려가면서 다음달 1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만 올릴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렇게 되면 미 기준금리는 연 4.25~4.5%에서 연 4.5~4.75%로 올라간다.

이날 CPI 발표 직후 미 장단기 국채 금리는 하락(국채 가격 상승)했다. 금리 인상이 끝날 시기가 머지않았다는 기대가 반영됐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0.045%포인트 하락한 연 3.511%,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0.048%포인트 내린 연 4.1802%를 기록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오현우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