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외교부 격인 대외관계청(EEAS)의 스테파노 산니노 사무총장은 이날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를 대신해 호세인 데흐가니 주EU 대사를 초치해 이란 당국에 사형 집행을 즉각 중단하고, 최근에 이뤄진 사형 선고를 무효로 하는 한편 모든 구금자가 적법한 사법 절차를 받을 수 있도록 하라고 촉구했다.
산니노 사무총장은 또 "인권 현안은 EU의 대내외 관계의 핵심이며, EU와 모든 회원국은 이란의 이 같은 행위에 일치된 대응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밝혀 향후 이란 추가 제재 가능성도 예고했다.
EU 회원국을 비롯한 유럽 각국도 이란 고위급 인사를 잇달아 초치해 항의했다.
제임스 클리버리 영국 외무부 장관은 "이란 측 대리 대사를 초치해 지난 주말 우리가 목격한 혐오스러운 사형 집행을 강력히 규탄했다"고 밝혔다고 AFP,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프랑스 외교부도 성명을 내어 이란 정부의 사형 집행과 탄압을 비판하기 위해 파리에 주재하는 이란 특사를 불러 강력하게 항의했다고 발표했다.
안나레나 베어복 독일 외무부 장관은 취재진을 만나 베를린 주재 이란 대사를 초치해 이란 당국의 유혈 진압과 최근 사형 집행을 규탄했다고 전했다.
베어복 장관은 "최근 두 차례의 사형 집행뿐만 아니라 자국민을 잔혹하게 탄압하고, 억압하며 테러하는 행위에는 결과가 뒤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말했다.
덴마크와 노르웨이 당국도 각각 자국 주재 이란 대사를 초치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이란 사법부는 지난 7일 반정부 시위에 참여해 사형 선고를 받은 모하마드 카라미(22)와 모하마드 호세이니(39)에게 형을 집행했다.
사법부는 이들이 지난해 11월 테헤란 동부 위성도시 카라즈에서 시위를 벌이던 중 바시지 민병대 대원을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이란 사법부는 지난달에도 보안군을 살해한 혐의로 시위 참여자 2명에게 사형을 집행한 바 있다.
이란 주요 도시에서는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가 체포돼 경찰서에서 의문사한 마흐사 아미니 사건으로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