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을 상대로 주주행동주의 캠페인을 펼치던 사모펀드 운용사 KCGI(한국기업지배구조개선펀드·대표 강성부)가 메리츠자산운용을 인수한다.

KCGI 컨소시엄은 지난 6일 메리츠금융지주가 보유한 메리츠자산운용 보통주 100%인 264만6000주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9일 밝혔다. 컨소시엄에는 지방 건설사인 화성산업이 참여했다. 매각가는 비공개지만 500억원 안팎으로 거론된다. 금융감독당국의 승인이 완료되는 대로 잔금을 낼 계획이다.

메리츠자산운용은 운용자산이 3조원에 달하는 종합 자산운용사다. 존 리 대표가 지난해 6월 차명 투자 의혹으로 금융감독원 조사를 받고 불명예 퇴진하면서 회사 신뢰도에 타격을 입자 그룹 차원에서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KCGI는 종합운용사 라이선스를 확보하기 위해 인수에 나섰다. 메리츠자산운용의 공모펀드를 통해 KCGI가 추진하는 주주행동 캠페인에 힘을 보탤 수 있다는 계산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KCGI는 크레디트 애널리스트 출신인 강성부 대표가 2018년 설립했다. 한진칼 등을 상대로 주주행동주의 활동을 해왔다.

최근에는 국내 임플란트업계 1위인 오스템임플란트 지분 5% 이상을 취득하며 주목받았다. 회사에 따르면 창업 이후 연평균 20%에 가까운 투자수익률을 기록했다.

하지은 기자 hazz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