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 동안 푸드테크 분야에서 화제를 몰고 다녔던 대체육 회사들이 올해 ‘CES 2023’에선 완전히 자취를 감춰 눈길을 끌고 있다. 이들의 빈 자리에는 ‘지속가능성’을 고민한 기업들이 채웠다. 농업의 자동화를 실현해줄 로봇과 버려지는 음식물을 줄이기 위한 기술이 주목받았다.

프랑스 농업 전문 스타트업 메로피는 밭을 돌아다니며 질병, 잡초, 해충 등을 모니터링하는 소형 정찰 로봇을 선보였다. 미국 기업 루모는 농작물에 물을 효율적으로 공급하는 스마트 관개 시스템을 개발했다. 센서가 내장된 스마트 밸브를 통해 평소 물을 절약하고 가뭄 등의 상황에서도 논과 밭에 물을 댈 수 있다.

일본 기업 아그리스트는 과수원을 혼자 돌아다니면서 인공지능(AI)으로 과일이나 채소가 수확시기가 됐는지 판단하고 직접 따서 바구니에 담는 로봇을 내놨다. 농부들의 평균 연령은 67세에 달하는 일본 사회에 적합한 기술이다.

와인 모니터링 시스템인 ‘코그니’로 혁신상을 받은 심플랩스는 오크통에 측정기를 부착하면 와인의 알코올 농도와 산도 등을 측정해 와이너리들이 설정한 범위를 넘어서면 경고 알람을 보내는 기술로 혁신상을 받았다.

네덜란드 식품기업 원써드는 AI 신선식품 스캐너로 마트의 과일과 채소가 얼마나 익었는지 측정해준다. 마트에서 농작물을 납품받는 과정에서 빠르게 신선도가 떨어질 것들을 선별해내면 매대에서 버려지는 농작물이 줄어들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한국 기업 누비랩은 AI로 음식과 잔반을 측정 및 분석하는 스캐너를 전시했다.

미국의 대체육 대표주자인 임파서블 푸드와 비욘드미트는 올해 CES에 참가하지 않았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큰 관심을 받았으나 최근 대체육 시장이 위축되면서 참가를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체육 브랜드 ‘베러미트’로 CES에 참가할 예정이던 신세계푸드도 부스를 차리지 않았다. 대체육은 일반 고기보다 가격이 비싼 데 비해 식감과 향이 아직 다르다. 최근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 우려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며 매력도가 떨어졌다는 평가다.

라스베이거스=CES 특별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