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고급형 아이폰 조립 대규모 주문 맡길 듯"
中 럭스셰어, '애플 최대 협력업체' 대만 폭스콘 위협하나
애플의 최대 협력업체인 대만 폭스콘이 지난해 중국 정저우 공장에서 생산 차질을 빚은 가운데 중국 기업 럭스셰어가 폭스콘의 아성을 깰지에 관심이 쏠린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6일 보도했다.

전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이 럭스셰어에 더 많은 고급형 아이폰의 조립을 맡길 것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애플은 지난해 말 폭스콘의 정저우 공장이 코로나19 확산 속 노동자들의 집단 탈출로 휘청대자 상하이 인근 쿤산에 있는 럭스셰어의 공장에 소량의 아이폰14 프로 맥스 생산을 맡겼다.

정저우 공장 엑소더스가 벌어지기 전에는 아이폰 프로 모델의 조립은 전량 폭스콘이 맡아왔다.

SCMP는 "FT에 따르면 선전에 본사가 있는 럭스셰어는 폭스콘의 지배력을 깨고 프리미엄 아이폰 조립 주문을 대규모로 수주할 전망이다"며 "폭스콘 노동자 출신이 창립한 회사가 거의 20년 만에 성장한 기량을 뽐내고 있다"고 전했다.

2004년 럭스셰어를 남동생과 함께 창업한 왕라이춘(55)은 광둥성 출신의 전직 폭스콘 공장 노동자다.

그는 1988년 중학교를 졸업한 후 폭스콘이 선전 인근에 세운 작은 공장에 취직하면서 폭스콘이 중국 본토에서 처음으로 고용한 100명의 노동자 중 한 명이 됐다.

해당 공장에서 10년간 케이블 연결장치 조립 작업을 한 후 퇴사한 그는 럭스셰어를 설립하고 초반에는 폭스콘에 코드 연결장치 등을 납품했다.

이후 그는 2011년 쿤산타오전자 인수를 포함해 일련의 인수 합병을 진행하며 회사의 덩치를 키워나갔고, 맥북과 아이패드의 케이블 연결장치를 만드는 애플의 생산라인에 진입하게 됐다.

럭스셰어는 이어 2017년과 2020년 대만 회사 두 곳을 인수하면서 애플의 무선 이어폰인 에어팟과 초기 아이폰 모델을 생산하며 애플 공급망에서 비중을 늘렸다.

그 결과 중국 금융정보 플랫폼 뉴 포천이 집계한 2021년 부자 순위에서 왕라이춘은 중국에서 두 번째로 부유한 여성 자리를 차지했다.

SCMP는 "글로벌 경쟁과 지정학적 압력에도 애플의 공급망에 진입한 럭스셰어는 중국 회사들의 기술 발전을 보여주는 전형"이라며 "콴타 컴퓨터, 페가트론 등 대만 기업들이 점차 중국 본토에서 제조를 줄이는 가운데 중국 기업들이 이를 넘겨받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2014년에는 애플 공급망에 들어있던 198개의 회사 중 14개만이 중국 본토에 둥지를 틀고 있었지만, 2021년 9월 기준으로는 190개사 중 91개사가 중국에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덧붙였다.

다만 미국 내에서 중국 의존도를 줄이라는 압박이 이어지고, 정저우 공장에서 생산 차질도 빚어지면서 애플은 공급망 다변화 노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대만 일간 디지타임스의 연구팀이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가 2027년이면 애플 아이폰의 절반가량을 조립할 것으로 전망됐다.

현재 아이폰 생산에서 인도의 비중은 5% 미만이다.

앞서 JP모건도 인도가 2025년까지 세계 아이폰의 25%를 생산하리라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