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정책·대형 이벤트 저감조치·코로나19 봉쇄 영향 추정
"작년 베이징 하늘 맑았다"…초미세먼지 관측 이래 최저
뿌연 하늘과 메케한 공기로 악명높은 중국 수도 베이징의 하늘이 지난해 관측 이래 가장 맑았다고 중국 당국이 발표했다.

5일 베이징시 생태환경국에 따르면 지난해 베이징의 초미세먼지(PM-2.5) 연평균 농도는 1㎥당 30㎍으로 관측 이래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대기질 우수를 기록한 날은 286일로, 1년 중 80%에 달한다고 당국은 강조했다.

중국은 대기질지수를 우수(0∼50), 양호(51∼100), 약한 오염(101∼150), 중급 오염(151∼200), 심각 오염(201∼300), 엄중 오염(301∼500) 등 6단계로 나눈다.

베이징 생태환경관측센터 류바오셴 주임은 베이징의 PM-2.5 농도는 2021년 처음 목표(35㎍/㎥)에 도달한 뒤 지난해에는 더 떨어져 2년 연속 국가 2급 기준(26∼33㎍/㎥)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연평균 PM-2.5 농도가 89.5㎍/㎥였던 2013년과 비교하면 매년 6㎍/㎥씩 떨어진 셈이다.

이와 함께 미세먼지(PM-10), 이산화질소, 이산화황의 평균 농도도 각각 54㎍/㎥, 23㎍/㎥, 3㎍/㎥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베이징의 대기질은 한국의 대기질 개선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서울시는 지난 3일 지난해 초미세먼지 연평균 농도가 1㎥당 18㎍으로 관측을 시작한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히면서 중국 동북지역 대기질 개선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베이징 당국은 지속해서 대기질 개선을 위해 노력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석탄을 연료로 쓰는 공장이나 차량 배출 가스 등을 엄격히 제한하는 등 탄소 배출을 줄이는 일련의 조치를 시행하며 공기 정화에 신경 쓴 결과라는 것이다.

리샹 베이징시 생태환경국 대기환경처장은 "대기질 개선을 핵심으로 하는 녹색 베이징시 전략을 깊이 있게 실천했다"며 "휘발성 유기물과 질소산화물 저감에 초점을 맞춰 개선 운동을 펼쳤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대형 이벤트 때마다 오염원 배출량이 많은 기업의 가동을 중단하는 등 당국의 인위적인 오염 저감 조치 영향도 적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베이징에서는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동계올림픽, 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 등 큰 행사가 많았다.

아울러 강력한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봉쇄가 잇따르면서 산업 활동이 위축됐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