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세 일기로 별세
'아폴로 7호' 우주인 월터 커닝햄, 하늘로 '영원한 비행'
최초의 달 탐사 유인 우주선인 미국의 아폴로 7호 승무원이었던 월터 커닝햄이 3일(현지시간) 90세의 일기로 별세했다고 미 항공우주국(NASA)가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빌 넬슨 NASA 국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월터 커닝햄은 전투기 조종사였고 물리학자였고 기업가였으며, 특히 탐험가였다"며 고인을 기렸다.

아폴로 7호는 1968년 10월 11일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공군기지에서 발사됐다가 11일 간 지구 둘레를 163바퀴 돈 뒤 10월 22일에 지구로 돌아왔다.

NASA는 아폴로 7호가 임무를 '거의 완벽하게' 완수한 덕분에 두 달 뒤인 1968년 12월 아폴로 8호가 달 주위를 선회한데 이어 1969년 7월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NASA는 1967년 1월 27일 아폴로 1호를 발사하려다 발사 전 시험 도중 폭발해 승무원 3명 모두 숨지는 사고를 겪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커닝햄은 2017년 케네디 우주센터 아폴로 7호에 탔을 때를 회고하며, "그 덕분에 우리는 아폴로 1호 화재 사고로 인한 모든 장애물을 극복할 수 있었고, 가장 긴 시간 동안의 매우 성공적인 시험 비행이라는 기록을 남겼다"고 말했다.

커닝햄은 아폴로 7호 탑승 이후 다른 우주선에 오른 적이 없지만, 우주 탐험의 개척자로 남아 있다고 가디언은 논평했다.

커닝햄은 아폴로 7호 승무원 3명 중 유일한 생존자였다.

당시 민간인 신분이었던 그는 미 해군 대위 월터 쉬라, 미 공군 소령 돈 에이실과 함께 지구 궤도를 돌며 익살스러운 모습으로 찍은 사진을 매일 TV에 전송한 공로로 에미상을 수상했다.

NASA에 따르면 커닝햄은 아이와와주 크레스턴 출신으로 캘리포니아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1951년 해군에 입대해 한국전쟁에 조종사로 참전했다.

제대 후 그는 로스앤젤레스(LA)에 있는 캘리포니아대학에서 물리학으로 석사까지 마친 뒤 박사과정을 밟았고 랜드연구소 과학자로 일하다 NASA에 들어갔다.

커닝햄은 나사에서 공학과 사업, 투자 분야에서 일하다 대변인이 됐으며 라디오 방송을 진행하기도 했다.

2010년에는 '더 올-어메리칸 보이스 - 내부자의 눈으로 본 미국의 우주 개발 계획'을 출간했다.

그는 1년 전 스폭스맨리뷰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은 가난하게 자랐고 비행기 조종사가 될 것을 꿈꿨다며 "우주비행사가 있는 줄도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해 워싱턴주 스포캔 현지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의 영역을 끊임없이 넓혀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그의 유족은 부인과 동생 캐시, 자녀들인 브라이언과 킴벌리 등이다.

NASA 측은 그의 사망과 관련해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커닝햄의 부인 돗 여사도 성명을 통해 남편의 죽음을 알렸으나 그의 사망 장소나 원인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