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공동연습은 도상연습·美폭격기 엄호 등…"핵 직접 공유 없어"
'공동 핵연습'은 나토식 핵 연습…'비핵국' 한국엔 적용 안돼
대통령실이 3일 북핵 대응을 위한 한미 공동 실행 방안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언급한 '공동 핵 연습'(Joint nuclear exercise)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핵 연습(Nuclear Exercises)을 뜻한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김은혜 홍보수석은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지금 한국과 공동 핵 연습을 논의하고 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아니다(No)"라고 답한 것과 관련해 서면 브리핑을 했다.

김 수석은 "오늘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은 로이터 기자가 거두절미하고 '공동 핵 연습을 논의하고 있는지' 물으니 당연히 아니라고 답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며 "공동 핵 연습(Joint nuclear exercise)은 핵보유국들 사이에서 가능한 용어"라고 밝혔다.

이는 한국은 핵을 보유하고 있지 않아 공동 핵 연습 자체를 적용할 수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실제로 미국이 핵 동맹국과 실시하는 공개적인 정례 핵 연습은 나토 회원국의 연례 훈련인 '스테드패스트 눈'(Steadfast Noon)이 유일하다.

이 핵 연습은 미국의 핵무기를 동맹국의 핵·재래식 이중 용도 항공기에 장착해 투하하는 과정을 종합적으로 숙달하는 과정이다.

선제 핵 공격 개념까지 포함한 공세적인 연습으로서 옛 소련과 지금의 러시아가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연습이다.

작년 10월 스테드패스트 눈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반복적인 핵 사용 위협 가운데 진행돼 더욱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따라서 전후 맥락 없이 '공동 핵 연습'이라고만 표현하면 나토식 핵 공유국의 연합 핵 연습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전후 맥락 없는 로이터 기자의 질문에 바이든 대통령이 '아니다'고 답변한 것도 이런 인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군 당국에 따르면 한미가 협의 중인 공동 실행 방안에는 한국이 미국 핵무기를 다루지 않는다고 한다.

즉 토의식 훈련(도상훈련)인 확장억제수단운용연습(DSC TTX)이 논의되고 있다.

TTX는 말 그대로 책상 위(table-top) 도상 연습으로, 한미 군과 정부 관계자, 민간 전문가들이 함께 모여 앉아 북한이 핵미사일을 발사하는 상황에 어떻게 대응할지 토의하는 연습을 말한다.

한미는 작년 11월 제54차 한미안보협의회(SCM)의 ▲ 정보공유 ▲ 위기 시 협의 ▲ 공동기획 ▲ 공동실행 공조 강화 합의에 따라 과거보다 높은 수준의 '스노캣'(SNOWCAT) 훈련 시행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초보적인 수준에서 시행하는 '스노캣'은 한국 전투기가 미국의 핵 투발 폭격기를 엄호·지원하는 개념이다.

군 소식통은 "나토식 핵 연습은 핵 공유국과 하는 연습이라면 한미가 협의하는 공동연습은 비(非)핵국과 하는 연습"이라며 "핵 작전과 관련한 공동연습이지만 전자는 동맹국이 직접 핵을 운반한다면 후자는 핵을 다루지 않고 핵 작전을 지원하는 연습"이라고 설명했다.

'공동 핵연습'은 나토식 핵 연습…'비핵국' 한국엔 적용 안돼
익명을 요구한 확장억제 전문가는 "나토의 핵 연습과 한미 확장억제의 공동연습은 개념도 다르다"며 "나토의 스테드패스트 눈은 선제공격까지 포함해 공세적이지만, 한미의 공동연습은 북한의 핵 사용 오판을 막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고 분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