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전문가·기관 분석…애초 -10% 전망보다 선방
"서방 추가제재로 향후 심한 경기침체 본격화할 수도"
"러 경제, 작년 이어 올해도 역성장 전망…최대 -5%"
러시아 경제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우크라이나 사태 여파 등으로 역성장을 계속할 것으로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이 자국 전문가들을 인용해 3일(현지시간) 전망했다.

통신은 다만 러시아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지난해 마이너스(-) 2.8%에서 올해는 -2.5%로 다소 개선될 것이란 대체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경제개발부는 최근 전망에서 지난해 GDP 성장률을 -2.9%, 올해 성장률은 -0.8%로 예상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지난해 -3~-3.5%, 올해 -1~-4%의 성장률을 점쳤다.

반면 러시아 민간 은행들과 서방의 전망은 전반적으로 좀 더 어두웠다.

러시아 대형 상업은행 '제니트'는 지난해 -3%, 올해 -3.4%의 GDP 성장률 전망을 내놓았다.

또 다른 상업은행 '압솔류트'는 지난해 -3.2%, 올해 -4~-5%를 '우랄시브' 은행은 지난해 -2.9%, 올해 -3.9%를 예상했다.

세계은행은 최근 전망에서 러시아의 지난해 GDP 성장률이 -4.5%를 기록할 것으로 추산했다.

제니트 은행 분석실장 블라디미르 예프스티페예프는 "러시아 원유와 석유제품에 대한 서방 제재와 저유가 상황에서 무역수지 악화가 GDP를 억제하는 주요 원인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수출 감소 추세에 수입 회복세가 보태져 올 1분기 경제 성장 저하 속도가 가팔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랄시브 은행 수석 분석가 알렉세이 데뱌토프는 선진국들의 성장 속도 둔화, 중국 경제 악화, 국제 유가 하락, 러시아 노동시장에서의 고숙련 근로자 부족, 서방의 대러 제재 이행 본격화 등이 러시아 경제의 중기 전망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진단했다.

그는 "올해 상반기 경제 상황이 가장 어려울 것"이라면서 "내년 말이면 GDP가 성장 기조로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의 강력한 경제 제재로 심각한 경기 침체를 겪고 있지만, 지금까지는 전쟁 초기 예상에 비해선 선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쟁 개시 직후 다수의 전문가는 서방 제재로 러시아 경제가 지난해 -7~-10% 정도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가 가을 들어 전망치를 대폭 상향 조정했다.

이 같은 선방의 원인으론 러시아의 에너지 무기화 정책에 따른 석유·가스 가격 급등과 러시아 금융당국의 성공적 대처 등이 거론된다.

다만, 전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추가 제재가 이어지면서 러시아 경제의 침체가 조만간 본격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끊이지 않는다.

서방은 지난 12월 5일부터 러시아산 원유 가격을 60달러 이하로 제한하는 가격 상한제를 도입했으며, 유럽연합(EU)은 내년 2월부터 가스 가격 상한제도 도입할 예정이다.

지난해 9월 러시아 정부가 예비군 동원령을 통해 약 30만명의 젊은 남성들을 대거 징집해 우크라이나 전장에 보낸 까닭에 산업 현장에서 노동력 부족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러 경제, 작년 이어 올해도 역성장 전망…최대 -5%"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