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적 기준없어 표현 자유 위축"…정보통신망법 개정 요구
인권위 "포털, 상품리뷰 삭제 기준 더 구체적이어야"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는 포털사이트가 게시글을 삭제하려면 더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최근 권고했다.

3일 인권위에 따르면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에게 정보통신망법 44조의2를 개정해 글 삭제·차단과 같은 포털사이트의 '임시 조치'와 관련한 상세한 기준을 정해야 한다고 지난달 22일 권고했다.

인권위가 문제 삼은 이 법 조항은 명예훼손, 사생활 침해 등 권리침해를 이유로 정보 삭제요청을 받은 정보통신 서비스 제공자(포털)가 게시글을 삭제·차단하는 등의 임시 조치를 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인권위는 "포털사이트의 임시 조치에 대한 기준이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아 표현의 자유가 위축될 우려가 있다"고 개정을 권고한 이유를 설명했다.

현행법에서는 임시조치에 관한 내용과 절차를 포털 등 서비스 제공자가 정하도록 위임하는 탓에 이해 당사자가 삭제해달라고 요청하면 대부분 삭제·차단된다는 것이다.

인권위는 특히 "병원, 대기업의 상품·서비스 리뷰 등 공공의 관심사나 국회의원, 중앙행정기관장, 지방자치단체장 등 공인과 관련된 사안에 대해 임시조치가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글을 게재한 사람이 자신의 글을 다시 올려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별도의 불복 절차가 없다는 점도 문제라고 봤다.

인권위는 "공공의 관심 사안이나 공적 인물에 관한 정보의 경우 임시조치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의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