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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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주 주가가 오락가락하면서 투자자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중국 소비와 밀접한 탓에, 관련 소식의 희비에 따라 주가 방향성이 결정되고 있어서다. 다만 증권가는 "조정이 올 때마다 매수 기회"라고 조언한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하나투어는 전일 유가증권시장에서 1000원(1.65%) 내린 5만9500원에 장을 끝냈다. 이날 기관 홀로 18억원 사들였지만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12억원, 8억원어치 팔았다.

작년 11월 초 연중 최저치(4만7150원)를 찍는 등 고전하던 주가는 지난달 들어서 중국 코로나19 관련 방역 완화 소식과 일본 여행 수요 확대 등의 영향을 받으면서 반등했다. 지난 12월 28일엔 6만3200원까지 치솟으며 최근 3개월래 가장 높은 가격까지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이내 동력을 잃고 다시 5만원선으로 밀린 상태다. 주가는 지난달부터 전일까지 열 번 내렸고 열 번 올랐다. 중국발 소식을 확실한 호재로 인식하지 못하는 게 엿보이는 대목이다.

전일 모두투어(-4.69%), 참좋은여행(-5.91%), 래드캡투어(-4.2%), 진에어(-2.74%), 호텔신라(-1.93%) 등 여행주·항공주 등 전반이 약세 마감했다.

최근 여행주들은 냉탕과 온탕을 오가고 있다. 앞서 지난달 말, 중국 정부는 올 1월 8일부터 코로나19 대응을 기존 갑(甲) 단계에서 을(乙) 단계로 낮춘다고 밝혔다. 사실상 이른바 '동태적 제로코로나' 정책를 사실상 끝내기로 했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해외 입국자 의무격리가 사라지고, 이들 전원을 대상으로 이뤄졌던 유전자증폭(PCR) 검사도 폐지된다.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출국장에서 여행객들이 출국 수속을 하기 위해 줄지어 서 있는 모습. 사진=한경DB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출국장에서 여행객들이 출국 수속을 하기 위해 줄지어 서 있는 모습. 사진=한경DB
중국 개방은 여행주엔 대형 호재다. 중국이 해외여행 빗장을 풀자, 국내 여행 업계는 중국어 관광 가이드를 모으고 현지 홍보도 강화하는 등 중국손님 맞이로 분주했다. 하지만 중국 내 확진자가 급증하는 추세인 만큼 세계 각국이 중국을 대상으로 한 고강도 방역책을 실시하면서, 업계는 '호재를 호재로 못 받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당장 우리 방역당국은 전일부터 중국에서 항공편, 배편으로 입국하는 모든 사람이 PCR 검사를 받도록 했다. 중국(홍콩·마카오 제외)에서 오는 단기 체류 외국인은 입국 즉시 PCR 검사를 받고 검사 결과 확인 시까지 별도의 공간에서 대기해야 한다. 또 오는 5일부터는 중국발 입국자 전원이 입국 전 검사 결과를 제출해야 한다.

고강도 방역책이 이어지고 있지만 증권가는 매도 대응보단 '매수 기회'로 인식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날 여행 산업리포트를 내고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모두 작년 12월 대비 이달 발표한 예약률이 폭증했는데, 대부분 단거리 노선인 일본향 여행수요 재개로 인한 것으로 추정된다. 1월 하나·모두투어 패키지 송객수는 각각 7만5000명과 5만5000명 수준으로 예상되며 2월까지의 성장세도 확정적"이라며 "여기에 하반기로 예상했던 중국 여행 재개도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어 긍정적이다"고 짚었다. 그는 투자의견 '비중확대'를 제시하며 "조정 시마다 더 담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했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롯데관광개발 종목리포트를 통해 "새해 거래 첫날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규제강화 소식에 장중 10% 넘게 낙폭을 키웠지만, 이런 식의 주가 조정은 오히려 저가 매수 기회로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해석했다.

나 연구원은 "코로나 19 변이 확산으로 인해 중국발 입국자를 규제한다 하더라도 단기 규제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며 "지금의 반등 추세를 무너뜨릴만한 요인은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코로나19 변이 확산 우려로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규제가 일시적으로 강화됐지만, 중국이 결국 국경을 열었다는 데 더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