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망과 염원 몸에 새기고 갑천변 따라 7㎞ 뛰어
참가자 2천23명 1일 오전 11시11분11초 출발

"2023년은 아픈 데 없이 롱런, 행런(행복하게 런)했으면 좋겠어요!"
'2023년도 달린다'…추위 녹인 대전맨몸마라톤대회
2023년 계묘년(癸卯年) 첫날인 1일 오전 대전 유성구 한빛탑 광장 일대에서는 '2023 대전맨몸마라톤대회' 참가자 2천23명을 비롯해 가족 등 5천여명의 뜨거운 열정에 영하의 날씨가 녹아내렸다.

2016년부터 마라톤 행사를 주최한 ㈜맥키스컴퍼니는 코로나19로 인해 3년 만에 이번 행사를 개최했다.

1일 오전 11시11분11초에 출발해 대전 갑천변 7㎞를 맨몸으로 달리는 이색 새해맞이 행사로, 이번 대회는 특히 수능을 치른 10대부터 20, 30대 참가자들이 60% 이상 차지했다.

마라톤 동호회를 비롯해 기업, 기관 참가자들과 외국인 참가자도 눈에 띄었다.

동호회 회원 8명과 함께 마라톤에 참여했다는 세종마라톤 동호회 김현주 부회장(60)은 "2023년에는 동호회 회원이 150명이 되는 것을 목표로 잡고 회원들과 함께 뛰려고 참여했다"면서 "올해는 모두 부상 없이 롱런하고, 행복하게 행런(run)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2023년도 달린다'…추위 녹인 대전맨몸마라톤대회
행사장 한쪽에는 맨몸과 얼굴에 물감으로 새해 소망 문구를 적거나 그림을 그려넣는 이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검은 토끼의 해'인 2023에 걸맞은 토끼 그림을 그려 넣거나, 토끼 머리띠를 한 참가자 등 다양한 '토끼'가 눈에 띄었다.

배와 등 맨몸 위에 적어놓은 문구에는 '2023 비상', '행복하자', '건강하자', '2023 화이팅' 등의 소망과 염원이 가득했다.

2016년부터 매년 이 대회에 참가했다는 박성국(64) 씨는 "가족 건강을 기원하는 마음으로 뛰기 위해 충남 아산에서 왔다"면서 "2023년에는 좋은 일만 일어나길 바란다"고 기대감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참가자 중에는 어린 자녀와 함께 손잡고 뛰거나 유모차를 끌고 가볍게 뛰는 아빠들도 볼 수 있었다.

경기도 안양시에 사는 전충훈(41) 씨는 11살 아들과 함께 뛰기 위해 행사에 참여했다.

'2023년도 달린다'…추위 녹인 대전맨몸마라톤대회
전 씨는 "옷을 벗고 시원하게 새해를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하려고 참여했는데, 아들도 아빠랑 뛰고 싶다고 해서 현장에서 급하게 참가 등록을 해서 함께 뛰게 됐다"라며 "등에 적은 '수리수리 마수리 다 이뤄져라'라는 말처럼 주변 지인들 모두 새해 소망이 다 이뤄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임하겠다"고 각오를 불태웠다.

이태원 참사 이후로 대전에서 열린 첫 대규모 행사였던 만큼 대전시 등 지자체, 맥키스컴퍼니는 이번 대회 안전을 위해 각별한 주의를 기울였다.

강화된 안전관리 지침에 따라 맥키스컴퍼니는 시와 서구청, 유성구청, 대전관광공사, 하천관리사업소 등 유관기관 협조에 따라 현장을 통제해 안전을 확보하고 210명의 직원과 자원봉사자들이 코스 곳곳에 배치돼 혹시 모를 안전사고에 대비하기도 했다.

조웅래 맥키스컴퍼니 회장은 "코로나19로 3년 만에 개최한 대회인 만큼 안전한 행사가 될 수 있도록 준비했다"면서 "맨몸마라톤 외에도 지역을 널리 알릴 수 있는 행사를 지속해서 개최해 지역 상생을 위한 가치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