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출석에 '野탄압·정치 검찰' 강조…尹정부와 비교되는 '희망' 제시도 중요
안보 위기·정치개혁 이슈도 언급할듯…檢출석 고려한 시기와 방식도 고심
이재명 신년메시지, 민주주의 위기 지적·대안정당 부각 '화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내놓을 신년 메시지의 핵심 화두로 '민주주의 위기'가 가장 먼저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전임 문재인 정부 시절 정책과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무차별적으로' 이어지는 상황을 고려해 이 의제를 앞세울 것이라는 얘기다.

이 대표는 앞서 지난달 31일 공개한 '2023년 신년사'에서는 "검찰독재 정권의 일탈을 저지하겠다"고 역설한 바 있다.

그간 검찰이 야권에 제기된 의혹에 수사 속도를 내는 것을 정치탄압으로 비판해온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민주주의와 대치되는 '독재'로 규정하며 현 정권과의 대립각을 더 세운 것이다.

더욱이 이 대표는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이달 안으로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이 대표로서는 이런 상황을 계기로 현 정부가 검찰을 정치적으로 활용한다는 점을 지적해 진보 진영을 결집하고 중도층에게까지 지지를 호소할 것으로 보인다.

대표 취임 후 민생 개선을 가장 많이 외쳐 왔지만, 현 단계에서는 국가의 기본 원리부터 지켜지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할 것이라는 얘기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1일 통화에서 신년 메시지와 관련, "사회를 구성하는 질서가 무너지는 상황을 제일 먼저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며 "민생도 중요하지만 (민주주의와 관련한 이야기의) 비중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민주주의 위기' 외에도 최근 북한 무인기 침투 대응과 관련한 안보 무능, 경제 환경 악화에 따른 민생의 위기 등 현 정부 정책에 대한 총체적 비판도 담길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표 민주당'의 청사진이 신년 메시지에 얼마나 담길지도 관심사다.

올 한해 당을 어떻게 이끌어 가는지가 내년 총선 결과를 좌우하는 동시에, 향후 대권 가도를 가늠할 바로미터가 될 거라는 점을 고려하면 현 정부와 비교되는 대안정당의 면모를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다.

당 관계자는 "윤석열 정부 실정으로 절망에 빠져도 대한민국이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를 제시해 희망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 면에서 신년 메시지 핵심 화두는 결국 신년사에서 제시한 민생경제 개선, 동북아 평화공동체 시대 개막, 기후변화 대응, 디지털 대전환 등이 될 전망이다.

총선을 1년 남짓 앞둔 시점인 만큼 지난해 9월 교섭단체 대표연설 당시 꺼내든 개헌 등 정치개혁 이슈도 적잖이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는 당시 4년 중임제 책임정치를 골자로 한 개헌안의 국민투표를 2024년 총선과 함께 치르자고 한 바 있다.

다만 신년 메시지 발표 방식과 시기는 미정이다.

기자회견을 열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사법 리스크와 관련한 질문이 부담스러울 경우 SNS 게시 등으로 대체할 수도 있다.

발표 시기는 검찰 출석일이 변수가 될 수밖에 없다.

신년 메시지를 먼저 발표하면 이후 언론에 반복해서 등장할 검찰 출석 장면에 묻혀버릴 우려가 있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검찰에 출석해 조사까지 마친 후 자신의 사법 리스크와 관련한 심경과 입장까지 담은 메시지가 발표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좀 더 우세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