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사정권이 아웅산 수치(77) 국가 고문에 대한 마지막 재판에서 7년 형을 추가해 수치 고문의 형량은 총 33년이 됐다.

30일 로이터통신 등은 군정 법원이 이날 수치 고문의 부패 혐의 5건을 모두 유죄로 인정해 7년 형을 선고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재판은 문민정부 시절 재난 예방 활동용 헬리콥터 구매 및 관리와 관련, 국가 재정에 손실을 끼친 혐의 등에 관해 진행됐고, 이로써 군부에 의해 19개 혐의로 기소된 수치 고문에 대한 18개월간의 재판 절차는 일단락됐다.

재판은 교도소 내 특별 법정에서 비공개로 진행됐으며, 변호인의 외부 접촉도 금지됐다.

이날 재판 전까지 26년 형을 선고받은 수치 고문은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무죄를 주장해왔다. 그는 현재 미얀마 수도 네피도의 교도소 독방에 수감 중이다.

앞서 미얀마 군부는 수치 고문이 이끈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압승을 거둔 2020년 11월 총선이 부정선거였다고 주장하면서 지난해 2월1일 쿠데타를 일으켰다.

군정은 수치 고문을 구금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조치 위반, 무전기 불법 소지, 선거 조작 및 부패 등 각종 혐의를 적용해 잇달아 기소했다.

수치 고문의 재판이 일단락 되면서 군정이 수치 고문과 다시 대화에 나설지도 주목된다.

군정 수장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지난 8월 "수치에 대한 재판이 모두 끝나면 그와 대화할 수 있다"면서 "모든 판결이 확정되면 교도소에서 가택으로 거처를 옮길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미얀마의 국민 영웅 아웅산 장군의 딸인 수치 고문은 1989년부터 2010년 사이에 정치범으로 몰려 가택연금 상태로 약 15년을 보냈다.

수치 고문은 군사 정권에 대한 강력한 저항으로 민주주의를 향한 비폭력 투쟁의 상징이 됐고 1991년 노벨평화상을 받기도 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