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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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당시 긴급 출동하는 '닥터카'에 탑승해 해당 차량의 현장 도착을 지연시켰다는 의혹을 받은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이 20일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신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저로 인해 10·29 이태원 국정조사가 제대로 시작되기도 전에 본질이 흐려지고 정쟁의 명분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며 사의를 표했다.

신 의원은 "재난현장을 잘 이해하고 있기에 의료진 개인이 아닌 팀별로 들어가야 '국회의원'이 아닌 '의사'로서 수습에 충분한 역할을 하고 도움이 될 거라고 판단했다"며 "생명을 살리기 위해 무언가를 하려 했던 사람들을 비난하고 책임을 묻는 것이 아니라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한 진상을 밝히고 책임을 묻는 국정조사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위원님들께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지 못했던 국가의 책임을 밝혀주기를 당부드린다"며 "의료진들과 민간 병원들이 어려움을 겪거나 재난상황 대응에 위축되지 않도록 부탁드리며, 끝까지 함께 하지 못한 유가족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의사 출신인 신 의원은 이태원 참사 당일 명지병원 재난의료지원팀(DMAT) 긴급 출동 차량을 중간에 탑승했다. 해당 차량은 비슷한 거리를 주행한 다른 긴급 차량보다 20∼30분 늦게 도착했다. 이 때문에 신 의원을 중간에 태우느라 현장 도착이 지연됐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민주당은 신 의원의 사의를 수용, 소방공무원 출신인 오영환 의원을 선임했다.

국민의힘은 신 의원을 상대로 의원직 사퇴를 촉구하며 고발 가능성을 내비쳤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당 차원의 고발 여부에 대한 기자들 질의에 "DMAT이 출동하는데 본인을 태워 가라 해서 늦어진 게 있다면 의료법 위반 규정이 있다고 보고 (고발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명지병원에서 DMAT이 출발할 때 꼭 필요한 의사를 안 태우고 출발했는지, 의사가 탔는데 다시 신 의원이 요구해 태운 것인지, 신 의원의 요구로 의사가 타지 않은 채 온 것인지 함께 파악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보건복지부는 신현영 의원 및 배우자 탑승 경위, 관련 법령 위반 여부 등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그에 상응하는 절차를 이행해야 한다"며 "납득할만한 해명을 할 수 없다면 신 의원은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특위 위원직도 국회의원직도 다 내려놓으시라"고 촉구했다.

민주당은 정치공세라며 반발했다. 오영환 원내대변인은 "신 의원이 응급 의료활동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려 달려간 활동에 대해, 국민의힘이 저열하기 그지없는 정치공세를 펼치고 있다"며 "여당이 저런 말이라도 할 자격이 있는 것인가"라고 비난했다.

특위 야당 간사인 김교흥 의원도 "본인의 전문성으로 일을 하기 위해 간 사람에게 해도 너무하다"며 "특위를 정쟁으로 끌고 가려는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금하지 못하겠다"고 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