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차기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과 안철수 의원이 '당원투표 100%'로 전당대회 룰을 개정한 것을 두고 설전을 벌였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왼쪽)과 김기현 의원이 20일 경남 김해시 김해중소기업비스니스센터에서 열린 경남혁신포럼 정기총회에 참석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왼쪽)과 김기현 의원이 20일 경남 김해시 김해중소기업비스니스센터에서 열린 경남혁신포럼 정기총회에 참석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김 의원이 20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원은 못 믿지만 당 대표는 되겠다는 무모함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글을 올린 것이 시작이었다. 김 의원은 "책임당원 80만명에 달하는 공당의 당 대표를 골목대장이라고 폄하하고, 80만명이나 되는 정당을 친목회라고 칭하며 신뢰하지 못하겠다면서도 그 당의 대표는 한 번 해보겠다고 하면 이것은 심각한 인지부조화"라고 안 의원을 직격했다.

안 의원은 전날 차기 당 대표는 일반국민 여론조사 없이 당원투표 100%로 선출하기로 한 데 대해 "속된 표현으로 당 대표 뽑는 게 골목대장이나 친목회장 선거가 아니지 않느냐"고 비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당의 주인은 본디 당원이다. 당연한 상식을 굳이 논쟁삼는 분들이 있어 놀라울 따름"이라고 덧붙였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20일 오전 대구 범어동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열린 대구경북 언론인 간담회를 찾아 참석자들과 인사 나누고 있다. 뉴스1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20일 오전 대구 범어동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열린 대구경북 언론인 간담회를 찾아 참석자들과 인사 나누고 있다. 뉴스1
이후 안 의원은 이례적으로 반박에 나섰다. 지난해 5월 김 의원의 언론 인터뷰 내용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유한 것. 김 의원이 당시에는 중도층으로의 외연 확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대선 후보 경선에서 여론조사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안 의원은 "(김 의원은) 6·11 전당대회에서 이준석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선전하는 데 대해서도 '당의 역동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국민의힘은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당의 정책기조를 중도 노선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놀라운 변신이다. 여론조사에 대해 이렇게 말을 180도로 바꿀 수 있느냐"며 "2022년의 김기현이 아니라 2021년의 김기현이 옳다"고 비판했다.

이에 김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선거는 선출 대상에 따라 방법이 달라진다"며 "대통령 선거에서는 국민의 뜻이, 당 대표는 당원들의 마음을 잘 받들어 당을 잘 끌고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적었다. 이어 "우리당은 창당과 해산을 거듭하거나 잠깐 있다가 사라져버린 작은 정당이 아니다. 그래서 당원들의 혜안과 안목을 믿으셔도 된다"고 덧붙였다. 창당과 합당을 거듭한 안 의원의 이력을 저격하면서 안 의원과의 차별화를 통해 당원들의 지지를 얻기 위한 취지로 해석된다. 고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