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탈레반, 아프간으로 석방 요구하며 인질극
수감 중이던 파키스탄 반군, 교도관 제압하고 경찰서 점령
수감 중이던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단체 파키스탄 탈레반(TTP)들이 교도관을 제압하고 경찰서를 장악하는 일이 벌어졌다.

20일(현지시간) AP·AFP 통신 등에 따르면 파키스탄 북서부 카이버·파크툰크와주 반누 지역의 대테러 센터에서 수감 중이던 TTP 조직원 30여 명은 지난 18일 교도관을 제압하고 무기를 탈취했다.

이들은 이어 해당 시설을 장악했다.

이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자신들이 교도관과 경찰, 군인 등을 인질로 잡고 있으며 자신들을 안전하게 아프가니스탄으로 풀어주지 않으면 인질들을 살해하겠다고 협박하고 있다.

현재 인질로 잡혀 있는 사람은 10명 정도이다.

탈레반들이 시설을 장악하는 과정에서 경찰 1명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파키스탄 경찰과 군은 특수부대를 현지에 투입했지만, 아직 이들을 제압하지 못했으며 여전히 대치 상태라고 모하마드 알리 사이프 카이버·파크툰크와주 대변인은 말했다.

사이프 대변인은 "정부는 테러리스트들에게 항복할 것을 명령하고 있으며 그들의 어떤 요구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AP통신은 이번 사건이 평화롭게 해결되도록 파키스탄 성직자들이 아프간에 있는 TTP 지도부와 협상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TTP는 '탈레반'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아프간 탈레반과 비슷한 이념을 공유하고 서로 교류하지만, 두 집단은 별개 조직이다.

이 단체는 2007년 파키스탄 내 이슬람 무장단체 연합으로 결성됐다.

이들은 파키스탄 정부가 '미국의 꼭두각시'라며 이슬람주의에 입각한 국가 건설을 위해 파키스탄 정부군과 싸우고 있다.

아프간과 파키스탄 북부 지역에서 주로 활동하며 여러 차례 아프간 국경 너머에서 파키스탄 쪽으로 총격을 가해 파키스탄군을 살해한 바 있다.

올해 들어서는 아프간 탈레반의 중재로 휴전을 선포하고 파키스탄 정부와 평화 협상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협상은 큰 진전을 보이지 못했고 휴전이 선포됐음에도 곳곳에서 테러가 발생했다.

파키스탄 당국도 무장 헬리콥터 등을 동원해 TTP 소탕 작전에 나서면서 결국 지난달 TTP는 휴전 중단을 선언한 상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