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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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내 증시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낸 기업 명단에 '2차전지 테마주'가 다수 이름을 올렸다. 하이드로리튬과 금양, 경동인베스트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2차전지 관련 뚜렷한 사업 성과가 없는데도 기업명 변경이나 사업 추진 소식만으로 주가가 급등했다. 올 한해 국내 증시가 2차전지 테마주의 놀이터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한해 가장 높은 수익률을 올린 종목은 코스닥 상장사인 하이드로리튬이다. 1월 1일~12월 14일 1158.74% 폭등했다. 지난 11월 말 3만원대까지 갔던 주가가 최근 1만7000원대로 급락했는데도 불구하고 국내 증시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2차전지 핵심 원료인 리튬 가격이 올 들어 두 배 이상 급등하면서 덩달아 크게 오른 '리튬 테마주' 중 하나다.

다만 아직 리튬 관련 사업 성과는 드러난 것이 없다. 출렁다리 제조업체였지만 최근 코리아에스이에서 하이드로리튬으로 사명을 바꾸면서 본격적으로 상승세에 올라탔다. 코리아에스이 시절 건설·건축 관련 사업만 영위했던 기업이다. 사명을 바꾸면서 사업 목적에 2차전지 소재 제조 및 판매 사업 등을 신규로 추가한 것이 전부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올린 건 2차전지 테마주인 금양이다. 올 한해 451.48% 급등했다. 지난 7월 4000원선이던 주가는 16일 2만4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에 이어 원통형 리튬 2차전지 개발에 성공했다는 소식에 지난 7월부터 주가가 뜀박질했다. 그러나 아직 양산 및 수주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지난 10월 콩고 리튬광산 개발과 지분투자를 추진한다고 발표하면서 주가는 다시 한번 크게 상승했다.

천연가스 가격이 고공행진하면서 주가가 급등한 삼천리(322.91%), 2차전지 소재인 티타늄 조광권을 획득했다는 소식에 급등한 경동인베스트(232.39%)가 각각 유가증권시장 수익률 2위, 3위를 차지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카나리아바이오(399.38%)와 양지사(257.14%)가 각각 수익률 2, 3위를 기록했다. 카나리아바이오는 최근 현대사료에서 사명을 바꾼 업체다. 올 초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으로 세계 사료값이 폭등하면서 '사료 테마주'에 탑승해 주가가 크게 오른 바 있다. 이후 카나리아바이오로 사명을 바꾸고 제약바이오주로 탈바꿈했다. 난소암 치료제의 글로벌 임상 3상이 데이터안전성모니터링위원회(DSMB)의 심의를 통과했다는 소식에 주가는 크게 급등했다.

양지사는 '슈퍼개미' 김모씨가 무상증자를 요구하겠다며 지분을 취득하면서 주가가 크게 상승한 경우다. 김씨는 최근 허위공시와 대량의 시세조종 주문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올 한해 국내 증시서 가장 높은 하락률을 기록한 종목은 비덴트(-84.30%)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초 2만7000원대이던 주가는 최근 3000원대로 떨어졌다. 검찰은 최근 비덴트와 빗썸 등의 주가조작 혐의를 수사중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선 비케이탑스(-75.5%), 인바이오젠(-72.92%), 금호전기(-72.01%) 등이, 코스닥시장에선 비덴트(-84.30%), 일아이에스(-81.88%), 컴투스홀딩스(-81.81%) 등이 높은 하락률을 기록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