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안팎 눈에 초유의 1∼2시간 집단 지각사태 속출
오전 6시 40분부터 내렸는데 오전 8시에 외곽 제설 시작
시 "도로 정체해 상차장비 도착 늦어…대처 미흡 인정"

6일 청주에서 1㎝ 안팎의 눈에 전에 없던 출근 대란이 벌어졌다.

출근 시간 무렵 눈이 내렸고, 제설작업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차량이 몰렸기 때문이다.

주요 도로의 교통이 마비되면서 평소와 같은 시간에 집을 나섰던 시민들은 1∼2시간 혹은 그 이상 차 안에 갇혀 발만 동동 굴렀다.

곳곳에서 빙판길 교통사고도 속출했다.

출근대란 겪는데 뒤늦은 제설…청주시청에 항의 쇄도
경찰서와 시청 민원부서에는 항의 전화가 빗발쳤다.

눈만 오면 부리나케 치워 '제설의 고장'으로 정평 났던 청주에서 눈 때문에 사상 초유의 집단 지각사태가 벌어지자 시청에 비난이 쏟아졌다.

송모 씨는 시청 홈페이지에서 "15분 거리를 한 시간 넘게 걸려 도착했고, 큰길로만 다녔음에도 4번 미끄러져 사고가 날뻔했다"며 "골목은 둘째치더라도 큰길부터 제설작업을 해야 했던 것 아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김모 씨는 "얼마 되지도 않은 적설량에 출근 대란이 무슨 말이냐"며 "서청주에서 내덕동까지 (출근 시간이) 2시간이라니 살다 살다 처음"이라고 힐난했다.

다른 김모 씨는 "출근길에만 (교통사고 차량) 3대를 봤다"며 "시청 제설작업이 너무 늦다"고 지적했다.

이모 씨는 "출근길이 막히는 것은 당연하다"며 "그러나 오전 8시가 되도록 제설하는 차 하나 안 보이고, 큰 도로조차 눈이 쌓여 빙판이 되는 게 정상이냐"고 따져 물었다.

이씨의 비판은 일리가 있다.

이날 청주에 눈발이 날린 것은 오전 6시 40분께부터다.

오전 9시까지 적은 곳은 0.4㎝, 많은 곳은 1.6㎝, 평균 0.8㎝가량 내렸다.

그러나 염화물과 소금을 실은 차량의 제설작업은 1시간 20분 뒤인 오전 8시 처음 이뤄졌다.

흥덕구청이 LG로에서 제설을 시작했다.

출근대란 겪는데 뒤늦은 제설…청주시청에 항의 쇄도
나머지 3개 구청은 오전 8시 40분부터 본격적으로 외곽도로, 고갯길 등 취약구간에 제설장비를 투입했다.

이미 시내 주요 도로가 거대한 주차장이 된 상황이었기 때문에 사후약방문식 대처일 수밖에 없었다.

시도 "결과적으로 대처가 미흡했음을 인정한다"고 고개를 떨궜다.

시는 애초 이날 저녁부터 다음 날 아침까지 1∼5㎝의 눈이 내릴 것으로 예상하고 제설 준비를 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기상 예보와 달리 이날 이른아침부터 눈이 내려 부랴부랴 대응에 나섰으나 제설차량에 제설자재, 즉 염화물과 소금을 실을 상차장비(백호·포클레인)가 도로 정체로 제때 구청 도착하지 못해 제설이 늦어졌다는 것이다.

시가 "갑작스러운 눈으로 인하여 이면도로 등의 교통이 혼잡합니다.

안전운행과 대중교통을 이용해주시고 신속한 제설작업으로 불편을 최소화하겠습니다"라는 내용의 안전문자를 오전 8시 55분에야 발송한 배경이기도 하다.

시 안전정책과는 "핑계 아닌 핑계지만 눈이 아침부터 내릴 것으로 생각하지 못했고, 백호가 늦게 도착한 탓에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해명했다.

현재 시청 홈페이지에는 시의 '늑장 제설'을 질타하는 비난글이 쇄도하고 있다.

다른 송모씨는 이날 일을 '제설 대참사'로 규정하면서 "오늘 아침 청주시내 도로와 간선도로는 그야말로 목불인견 교통지옥이 펼쳐졌네요"라고 꼬집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