룩셈부르크 기욤 대공세자, 96세 김성수 옹 만나 참전비 참배
'노병의 거수경례' 룩셈부르크군서 싸운 한국인 참전용사(종합)
한국을 방문 중인 룩셈부르크 대공세자가 6·25전쟁 당시 룩셈부르크군에 배속돼 싸웠던 한국인 참전용사와 만났다.

국가보훈처는 박민식 처장이 룩셈부르크 기욤 장 조세프 마리 대공세자 일행과 29일 오후 서울 전쟁기념관에서 6·25전쟁 룩셈부르크 참전비에 참배했다고 밝혔다.

특히 전쟁 당시 룩셈부르크 소대에 배속됐던 참전유공자 김성수(96) 옹도 참석해 룩셈부르크 참전용사들의 용기와 희생에 대한 기억을 나눴다.

김 옹은 기욤 대공세자에게 거수경례를 하고 룩셈부르크 소대 표식이 달린 베레모를 보여줬다.

그는 대공세자에게 "6·25전쟁 당시 포병 관측병으로 뽑혀서 룩셈부르크 부대에 배속됐다"고 들려줬다.

김 옹의 나이는 물론 그가 18년 전 룩셈부르크를 방문해 현재 대공인 앙리를 직접 만났다는 이야기에 놀란 대공세자는 "정말 의미 있고 감동적"이라고 답했다.

기욤 대공세자는 "한국과의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할 예정"이라며 "현재 한국에 대사관이 아닌 대표부만 설치된 것을 내년 정전 70주년을 맞아 대사관을 설치하고 의미 있는 정전 70주년 사업을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옹은 벨기에 대대 A중대 룩셈부르크 소대에 속해 1951∼1953년 전선을 누볐다.

기욤 대공세자는 김 옹에게 감사의 메시지와 함께 왕실을 상징하는 특별 선물을 증정했다.

보훈처는 "6·25전쟁은 룩셈부르크가 자국 군인을 해외 전쟁에 파병한 유일한 군사개입 사례"라며 "룩셈부르크 참전용사들의 공헌이 있었기에 지금의 대한민국이 존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룩셈부르크는 파병 당시 인구 20여만 명에 불과했으나 전투 병력 100명을 참전시켜 22개 참전국 중 인구 대비 가장 많은 병력을 보냈다.

룩셈부르크는 1950년 10월 1일 지원병 48명으로 1개 소대를 편성해 벨기에군 대대 A중대에 편입시켜 참전했다.

이렇게 편성된 벨기에-룩셈부르크군 대대(Bel-Lux 대대)는 한국 지형과 유사한 곳에서 훈련을 마치고 12월 18일 벨기에 안베르를 출발, 1951년 1월 31일 부산에 상륙했다.

룩셈부르크 소대는 1951년 1월 31일∼1951년 8월 25일 활동한 제1차 분견대와 1952년 3월 28일∼1953년 1월 7일까지의 제2차 분견대로 구분돼 연인원 100명을 파병했다.

학당리전투와 잣골전투(지금의 철원) 등에서 혁혁한 공을 세웠으며, 2명이 전사하고 13명이 다치는 희생이 있었다.

현재 6명의 룩셈부르크 참전용사가 생존해 있다.

1975년 시작한 우리 정부의 6·25전쟁 유엔참전용사 재방한 프로그램에는 지금까지 참전 22개국에서 3만3천751명이 초청됐고 이중 룩셈부르크에서는 참전용사 및 유족 150명이 방한했다.

2023년 6·25 전쟁 정전협정 체결 70주년을 계기로 룩셈부르크도 다양한 정전 70주년 사업을 기획하고 있다.

박민식 처장은 룩셈부르크와 함께 정전 70주년 사업의 성공적 추진과 양국 우호 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수 있도록 기욤 대공세자와 다양한 의견을 교환했다.

'노병의 거수경례' 룩셈부르크군서 싸운 한국인 참전용사(종합)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