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쫓겨날 판"…인천 전세사기 피해자들 주거지원 촉구
인천 미추홀구의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안정적인 주거 지원과 피해 세대 경매 중지 등 인천시에 실질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피해 아파트 16곳 대표가 모인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 대책위원회'는 29일 인천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집이 당장 경매로 매각돼 길거리로 쫓겨날 피해자들이 가장 큰 문제"라며 "단기 지원이 아니라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긴급 주거지원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어 "아직 경찰 수사가 종결되지 않아 민사소송이 어려운 상황에서 경매가 진행된다면 피해자들은 강제 퇴거가 불가피하다"며 "시장 권한으로 전세피해 세대의 경매 중지나 연기에 대한 행정명령을 내려달라"고 요구했다.

대책위는 임대인, 공인중개사, 관리업체 대표가 공모해 나홀로 아파트·빌라의 전세 계약을 유도한 뒤 임대인이 고의로 세금을 체납해 주택을 경매에 부치는 방식으로 조직적인 사기가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미추홀구에서만 2천여 가구가 각각 7천만원에서 1억원 후반대까지의 전세금 피해를 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국토교통부가 설치한 전세피해지원센터의 전세 피해자 임시거처 지원 기간은 최장 6개월에 불과하다.

다주택 악성 채무자의 강제관리 주택을 임시 거처로 제공하는데, 피해자 심사와 주택 매칭 절차를 거쳐야 해 안정적인 주거 지원에는 한계가 큰 실정이다.

이들 대책위는 이에 따라 피해자 전세자금 대출 기한 연장과 미추홀구 내 전세피해지원센터 설립 등을 함께 촉구했다.

박주애 대책위 사무국장은 "특히 법 개정 전 담보물권이 설정된 경우 보증금 8천만원 이하의 소액임차인이 최우선 변제받을 수 있는 금액은 2천700만원에 불과하다"며 "소형 빌라는 피해 고소마저 어려운 상황에서 인천시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눈물로 호소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