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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마을] 직장·가족 잃고도…왜 그들은 지구가 평평하다 믿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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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가 평평하다고 믿는
    사람과 즐겁고 생산적인
    대화를 나누는 법

    리 매킨타이어 지음
    노윤기 옮김 / 위즈덤하우스
    456쪽│2만2000원
    [책마을] 직장·가족 잃고도…왜 그들은 지구가 평평하다 믿을까
    유튜브에서 ‘지구는 평평하다’를 검색하면 수많은 영상이 뜬다. 인기 있는 영상의 조회수는 100만 회가 넘는다. 이들 영상 속 전문가들은 나름의 과학적 지표를 가지고 조목조목 ‘지구는 평평하다’는 증거를 들이민다. 결론적으로 ‘지구가 둥글다’는 것은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음모라고 주장한다. 21세기에도 지구가 평면이라고 굳게 믿고 세상과 소통하기를 거부하는 ‘과학 부정론자’들이 있다.

    20년간 과학 부정론을 연구해온 리 매킨타이어는 어느 날 문득 ‘왜 나는 정작 그들과 만나서 대화해 볼 생각을 안 했지?’란 생각이 들었다. 그는 직접 이들과 만나기 위해 2018년 11월 미국 콜로라도에서 열린 ‘평평한 기후 국제 학회’에 참가했다. <지구가 평평하다고 믿는 사람과 즐겁고 생산적인 대화를 나누는 법>은 매킨타이어가 당시 학회에서 만난 과학 부정론자들을 분석한 책이다. 저자는 학회에서 ‘지구가 평평하다’는 주장에 손뼉을 치고 소리 지르는 600여 명을 지켜본 심정을 “코페르니쿠스가 정말로 지구가 둥근지 스스로에게 되묻던 때의 외로운 마음”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들은 진지하게 ‘지구가 평평하다’고 믿었다. 심지어 직장을 잃고, 가족에게 버려졌어도 신념을 잃지 않았다. 그들은 학회에서 자신과 같은 믿음을 가진 사람들을 오랜 친구처럼 반갑게 맞았다. 연사 중 한 사람이 “저는 부끄럽지 않습니다”라고 외치자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대화를 위한 여정은 험난했다. 지구가 평평하다고 믿는 사람은 대부분 극렬한 과학 부정론자였기 때문이다. 그들은 과학적 증거를 토대로 한 논쟁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오로지 자신이 경험한 것만 믿었다. 모순점에 다다르면 음모론을 통해 논점을 흐렸다. 이들의 생각을 바꾸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사람을 설득하는 것은 논쟁이 아니라 이야기”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 구축”이라고 말한다. “왜 그들과 대화해야 하냐”는 질문에 저자는 답한다. “그것만이 극한의 갈등으로 치닫는 인류를 구해줄 유일한 해결책이니까요.”

    방준식 기자 silv00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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