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전쟁서 패한 차르 용서치 않아…푸틴 전쟁 정당성 보여주려 안간힘"
젤렌스키 측근 "푸틴, 헤르손 철수 후 생명위협 느낄만큼 불안"
러시아가 개전 직후 점령한 우크라이나 남부 요충지 헤르손에서 최근 철수하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생명에 위협을 느낄 만큼 심각한 심리적 타격을 입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23일(현지시간) 영국 더타임스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측근인 올렉시 아레스토비치 대통령실 보좌관은 "러시아는 전쟁에서 패배한 차르를 용서하지 않는다.

이런 까닭에 푸틴 대통령은 매우 두려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레스토비치 보좌관은 "그(푸틴)는 지금 목숨을 걸고 싸우고 있다"며 "만약 그가 전쟁에서 패배한다면, 적어도 러시아인들의 마음속에서 그것은 종말을 뜻한다.

이는 정치인으로서 푸틴의 종말이며 아마도 물리적인 의미에서도 그렇다"고 덧붙였다.

러시아는 지난 9월 우크라이나의 거센 공세에 밀려 동북부 하르키우에서 퇴각한 뒤 최근 헤르손에서도 완전히 철수했다.

헤르손은 2014년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우크라이나 크림반도와 친러 분리주의 세력이 장악한 동부 돈바스(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 지역을 육로로 잇는 전략적 요충지 헤르손주의 주도다.

러시아군이 개전 후 장악한 유일한 주도인 헤르손에서의 굴욕적인 퇴각은 푸틴 대통령에게 충성스러운 국영 언론을 비롯한 강경파들에게도 충격과 실망을 불러일으킨 것으로 평가된다.

젤렌스키 측근 "푸틴, 헤르손 철수 후 생명위협 느낄만큼 불안"
아레스토비치 보좌관은 헤르손 철수로 "푸틴에게 매우 충성스러운 사람들조차 러시아가 이 전쟁에서 이길 수 있는지를 의심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러시아는 헤르손에서 퇴각한 뒤 전력시설 등 우크라이나 주요 기반시설 공격에 집중하고 있다.

러시아 공격의 여파로 현재 우크라이나의 전력 수급 용량은 기존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고, 수백만 명의 우크라이나 주민이 전기를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

아레스토비치 보좌관은 러시아가 이런 공격을 통해 우크라이나와 서방 동맹국을 협박해 현재 러시아 치하에 있는 크림반도와 도네츠크, 루한스크에서의 주도권을 굳히고자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세에 몰린 푸틴이 러시아 국민에게 전쟁의 정당성을 보여주려 한다는 것이다.

한편, 아레스토비치 보좌관은 러시아군이 러시아 동맹국인 벨라루스에서 새로운 공격을 계획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러시아군은 전쟁 초기에 벨라루스를 거쳐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로 진격했지만, 우크라이나군의 강력한 저항에 밀려 퇴각한 바 있다.

아레스토비치 보좌관은 이번에는 러시아가 벨라루스에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으로 병력을 배치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