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메달 딴 빙속 정재원 "매우 죄송스러워…죄책감 안고 뛰었다"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장거리 에이스 정재원(21·의정부시청)은 여전히 고개를 쉽게 들지 못했다.

정재원은 2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응원해주신 분들께 많은 실망을 안겨드렸다"며 "이번 대회는 죄책감을 안고 뛰었으며,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정재원은 지난 19일 네덜란드 헤이렌베인에서 열린 2022-202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2차 대회 남자 매스스타트 결승에서 두 번째로 결승선을 끊어 스프린트 포인트 40점으로 은메달을 차지했다.

그가 월드컵 메달을 획득한 건 2020년 3월에 열린 2019-2020 월드컵 6차 대회 파이널 남자 매스스타트 우승 이후 약 2년 8개월 만이다.

그러나 정재원은 웃지 못했다.

그는 올 시즌을 앞두고 음주로 대한빙상경기연맹 공정위원회로부터 선수 자격 정지 2개월의 징계를 받았기 때문이다.

징계 기간 반성의 시간을 보낸 정재원은 주변의 비난 속에 월드컵 시리즈에 출전했고,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

정재원은 "사실 심리적으로, 체력적으로 준비가 안 된 상태였다"며 "앞으로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월드컵 2차 대회 남자 매스스타트에서 마지막 곡선주로까지 1위를 달리다가 결승선을 앞두고 네덜란드 바르트 홀버르프에게 역전을 허용해 2위가 됐다.

훈련 부족으로 인한 체력 문제로 뒷심이 살짝 떨어졌다.

정재원은 "앞으로 체력 훈련을 중점적으로 할 계획"이라며 "올 시즌 남은 대회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