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과 전국철도노동조합이 24일 준법투쟁을 시작으로 오는 30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예고했다. 당장 24일부터 '준법투쟁' 규모에 따라 출퇴근 대란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서민의 발인 지하철 운행에 차질이 빚어지면 일반 시민이 체감하는 불편은 다른 파업보다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22일 업계관계자들에 따르면 서울교통공사 노조는 24일부터 들어가는 준법투쟁의 규모를 두고 정확하게 밝히지 않은 상태다. 노조는 지하철 역사 2인1조 순찰, 2인1조 승무 검수, 지연 운행 등 다양한 준법 투쟁 카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준법 투쟁이 운행 지연과 관련해 이뤄질 경우, 정해진 철로 위를 운행하는 지하철 특성 상 파업 효과가 상당할 전망이다.

특히 정차 시간을 길게 가져가는 방식으로 준법 투쟁을 할 경우, 출퇴근 대란이 빚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행 승무 관련 규정 상 지하철 정차 시간과 관련한 규정은 없지만 통상 30초 이내로 운행이 되고 있다. 다만 규정상 '시민 안전 확보'가 우선이므로, 조합원 기관사가 시민 안전을 이유로 정차 시간을 오래 지연해도 위법은 아니다.

업계 관계자는 "파업의 경우 해당 기관사가 배제된 상태에서 운행을 진행하지만, 준법 투쟁은 열차 진행을 더디게 하는 데에는 되레 효과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교통공사 관계자는 "운행 지연 방식의 준법 투쟁의 경우 시니어 기관사들이 동승하고 지도 승무를 통해 운행을 독려하면 크게 지연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레일도 대비에 나섰다. 코레일은 "우선 태업 기간 중 승차권 환불 수수료는 면제 조치된다"며 "장시간 지연이 예상되는 열차에 대해서는 미리 운행 중지 조치한다"고 설명했다.

24일 운행이 중지되는 열차는 무궁화호(경부, 호남, 장항선), 새마을호(장항선), 관광열차(S-트레인) 등 8편이다. 25일부터는 10편이 운행 중지된다. KTX는 운행 중지 열차는 없지만, 지연 가능성은 남아있다.

서울시는 지하철 노조가 2016년 성과연봉제 반대를 목적으로 74일간 역대 최장 기간 총파업을 벌였을 당시 버스 막차 연장 등 노선별 탄력적 버스 운행, 개인택시 부제 해제 등 비상수송대책을 마련해 출퇴근 시간 혼란을 최소화한 바 있다. 2019년에도 철도노조 파업으로 전철 운행에 차질을 빚었지만, 출퇴근 시간 열차 운행에는 큰 피해가 없었다.

한 노사관계 전문가는 "과거 몇차례 파업 대처 경험때문에 교통공사나 코레일도 대비책을 어느 정도 세워놓고 있을 것"이라며 "다만 파업이 장기화되면 누적되는 부담이 상당히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노조도 파업에 막대한 부담을 느끼고 있어, 막판 교섭이 마무리된다면 총파업까지 가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서울교통공사 노조는 "단체교섭 결렬 이후 연합교섭단은 서울교통공사의 교섭재개 요청을 수용했으며, 24일 4차 본교섭과 28일 5차 본교섭을 개최할 것"이라고 밝혀 대화의 여지를 남겨뒀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