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최악은 지났다는 롯데케미칼…증권가가 그래도 부정적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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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 집중탐구 최근 유상증자를 발표한 롯데케미칼의 주가가 오히려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계열사 자금지원과 일진머티리얼즈의 인수를 위해선 유상증자가 필요할 것이라고 시장이 이미 예상했었기 때문입니다. 최악은 지났으니 앞으론 화학 업황이 좋아질 것이라는데 베팅한 셈입니다.
다만 시장에선 아직 화학 업황 반등을 점치긴 쉽지 않은 데다 추가적 자금조달이 필요할 수 있다는 이유로 롯데케미칼에 부정적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습니다. 한경 마켓PRO가 시장의 우려를 정리해봤습니다.
시장이 주목하는 건 화학 시황의 반등입니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4211억원의 영업손실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글로벌 경기 둔화에 화학 수요가 급감하며 적자로 전환한 겁니다. 특히 '세계의 공장'인 중국이 코로나19 이후 줄곧 봉쇄 정책을 유지했던 게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다만 더 이상 나빠질 순 없다는 주장이 조금씩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중국도 결국 리오프닝에 나설 수 밖에 없을 것이고,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재건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는 이유에서입니다. 외국인투자자는 롯데케미칼의 주식을 9월 이후 1686억원 사들이는 등 꾸준히 베팅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시장에서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도 이 때문일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화학업계는 공급과잉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보통 화학 수요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만큼 늘어난다고 합니다. 그런데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이 3% 초중반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에틸렌만 하더라도 올해와 내년 증설이 각각 전년 대비 4.9%, 5.2%나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수요는 정체돼 있는데 이미 쌓여있는 공급물량도 많고, 여기에 또 다른 물량까지 쏟아진다는 얘깁니다. 우크라이나 재건에 의한 수요 반등을 기대하기엔 전쟁의 종료시점을 알 수 없다는 게 문제입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당시만 하더라도 대부분 단기전이 될 거라 예상했지만 이미 장기전이 되고 있으니까요.
계열사 지원 등 필요성에 의한 자금조달도 이번이 마지막이 아닐 수도 있다는 시각도 나옵니다. 롯데건설의 우발 채무 규모는 지난달 21일 기준 6조7491억원이며, 이중 3조1000억원이 4분기에 만기가 집중돼 있습니다. 실적은 안나오고 일진머티리얼즈 인수 대금은 지급해야 하는데, 계열사 재무마저 불안한 상황인 겁니다. 때문에 9월 이후 외국인들이 롯데케미칼을 매집해갈 때, 기관투자자는 1207억원어치 주식을 팔았습니다. 동시에 공매도 규모도 늘려갔습니다. 일평균 20~30억원 규모였던 공매도 잔고금액은 지난 16일 90억원까지 급증합니다. 최근 다른 화학 업체 대비 롯데케미칼의 주가가 더 큰 폭으로 올랐던 것 역시 숏커버링 자금이 포함돼 있다는 관측이 높습니다. 한 시장 관계자는 "보통 화학 업황이 반등하면 롯데케미칼 주가가 가장 먼저 반응했고 외국인의 베팅도 여기에 근거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엔 수요가 언제 반등할지 알 수 없는 데다 공급과잉이 이어지고 있어서 동일한 상황이 반복될 것 같진 않다"고 말했습니다.
📂롯데케미칼 프로필(11월 22일 종가기준)
현재 주가: 16만8000원
PER: 12.68배(12개월 포워드 기준)
동종업종 PER: 10.15배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 -4211억원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
종목 집중탐구 최근 유상증자를 발표한 롯데케미칼의 주가가 오히려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계열사 자금지원과 일진머티리얼즈의 인수를 위해선 유상증자가 필요할 것이라고 시장이 이미 예상했었기 때문입니다. 최악은 지났으니 앞으론 화학 업황이 좋아질 것이라는데 베팅한 셈입니다.
다만 시장에선 아직 화학 업황 반등을 점치긴 쉽지 않은 데다 추가적 자금조달이 필요할 수 있다는 이유로 롯데케미칼에 부정적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습니다. 한경 마켓PRO가 시장의 우려를 정리해봤습니다.
○화학 업황 반등에 베팅하는 외국인
지난 18일 장마감 후 롯데케미칼은 1조10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습니다. 기존 주식수의 24.8%가 늘어나는 겁니다. 기존 주주몫이 그만큼 희석되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직후 거래일인 21일 4%나 상승한 채로 마감했습니다.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면서 롯데건설이 어렵다는 뉴스는 계속 나왔었고(계열사 자금 지원 필요성),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대금 2조7000억원의 조달이 필요하다는 것도 시장은 이미 알고있었기 때문입니다. 즉, 유상증자는 예고된 이벤트나 다름없었기 때문에 오히려 시장은 뉴스가 발표되면서 악재가 해소됐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시장이 주목하는 건 화학 시황의 반등입니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4211억원의 영업손실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글로벌 경기 둔화에 화학 수요가 급감하며 적자로 전환한 겁니다. 특히 '세계의 공장'인 중국이 코로나19 이후 줄곧 봉쇄 정책을 유지했던 게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다만 더 이상 나빠질 순 없다는 주장이 조금씩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중국도 결국 리오프닝에 나설 수 밖에 없을 것이고,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재건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는 이유에서입니다. 외국인투자자는 롯데케미칼의 주식을 9월 이후 1686억원 사들이는 등 꾸준히 베팅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시장에서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도 이 때문일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습니다.
○국내 기관은 "업황 반등 점치기 이르다"
반면 국내 기관투자자들은 화학 수요 반등, 이로 인한 롯데케미칼 주가 반등을 점치긴 이르다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우선은 화학 수요가 생각만큼 강하게 일어나지 않을 수 있단 겁니다. 화학 수요는 중국의 경기, 그중에서도 건설경기가 가장 중요합니다. 건설용 자재인 PVC 등을 주로 만들어서 그렇습니다. 그런데 중국 정부는 부동산 산업에 대한 고강도 대출 규제를 펼쳤고, 이에 디폴트(채무 불이행)가 연달아 발생하는 등 부동산에 기댄 국가 성장을 내려놓았습니다. 최근 중국 정부가 부동산 지원책을 내놓았지만, 중국 경제 성장률이 둔화되고 가계 소비가 위축되는 상황이라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높습니다. 중국 70개도시 신규주택 가격지수는 16개월 연속 하락 추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심지어 화학업계는 공급과잉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보통 화학 수요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만큼 늘어난다고 합니다. 그런데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이 3% 초중반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에틸렌만 하더라도 올해와 내년 증설이 각각 전년 대비 4.9%, 5.2%나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수요는 정체돼 있는데 이미 쌓여있는 공급물량도 많고, 여기에 또 다른 물량까지 쏟아진다는 얘깁니다. 우크라이나 재건에 의한 수요 반등을 기대하기엔 전쟁의 종료시점을 알 수 없다는 게 문제입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당시만 하더라도 대부분 단기전이 될 거라 예상했지만 이미 장기전이 되고 있으니까요.
계열사 지원 등 필요성에 의한 자금조달도 이번이 마지막이 아닐 수도 있다는 시각도 나옵니다. 롯데건설의 우발 채무 규모는 지난달 21일 기준 6조7491억원이며, 이중 3조1000억원이 4분기에 만기가 집중돼 있습니다. 실적은 안나오고 일진머티리얼즈 인수 대금은 지급해야 하는데, 계열사 재무마저 불안한 상황인 겁니다. 때문에 9월 이후 외국인들이 롯데케미칼을 매집해갈 때, 기관투자자는 1207억원어치 주식을 팔았습니다. 동시에 공매도 규모도 늘려갔습니다. 일평균 20~30억원 규모였던 공매도 잔고금액은 지난 16일 90억원까지 급증합니다. 최근 다른 화학 업체 대비 롯데케미칼의 주가가 더 큰 폭으로 올랐던 것 역시 숏커버링 자금이 포함돼 있다는 관측이 높습니다. 한 시장 관계자는 "보통 화학 업황이 반등하면 롯데케미칼 주가가 가장 먼저 반응했고 외국인의 베팅도 여기에 근거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엔 수요가 언제 반등할지 알 수 없는 데다 공급과잉이 이어지고 있어서 동일한 상황이 반복될 것 같진 않다"고 말했습니다.
📂롯데케미칼 프로필(11월 22일 종가기준)
현재 주가: 16만8000원
PER: 12.68배(12개월 포워드 기준)
동종업종 PER: 10.15배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 -4211억원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