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복·이용 아닌 공생…기후위기 소재 애니 '스트레인지 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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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2015년 파리 기후협정부터 이달 열린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까지 고수돼 온 지구 평균기온 상한선 1.5℃보다 1도 이상 높은 수치다.
디즈니 새 애니메이션 '스트레인지 월드'는 예고된 인재(人災), 기후변화를 애써 무시하며 살아가는 인간사회에 대한 엄중한 경고를 담았다.
척박한 환경 속에 살아가는 아발로니아 사람들은 아무도 넘지 못한 '높은 산맥' 너머에 엄청난 것이 있을 거란 믿음을 갖고 있다.

서처는 모험 도중 전기가 흐르는 신기한 식물 '판도'를 발견한다.
이 식물을 가지고 아발로니아로 돌아가자는 서처에게 예이거는 본래 목표에 집중할 것을 요구한다.
갈등 끝에 서처와 탐험대는 아발로니아로 돌아가고, 예이거는 홀로 산맥을 넘기 위해 떠난다.
판도는 아발로니아를 '유토피아'로 만든다.
전기의 공급은 기술의 발전을, 기술의 발전은 국가 성장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25년 뒤 아발로니아는 판도를 시들게 만드는 알 수 없는 병이 번지면서 위기를 맞는다.
서처는 대통령 칼리스토의 제안으로 아들 이선, 아내 머리디언과 함께 판도의 멸종을 막기 위해 나선다.
목적은 판도의 뿌리 깊은 심장부로 내려가 병의 원인을 규명하고 판도를 살려내는 것. 하지만 이들 탐험대는 얘기치 못한 괴생명체의 공격을 받아 미지의 땅에 불시착한다.

'스트레인지 월드'는 기후변화 위기라는 소재를 한 모험가 가족의 이야기에 빗대어 풀어냈다.
자연을 정복하려는 예이거, 자연을 이용하려는 서처, 자연과 공생하려는 이선은 세대를 거듭하며 변화해 온 자연에 대한 인간의 태도를 보여준다.
괴생명체를 제거하려고만 하는 할아버지와 아빠에게 "나쁜 건 없다.
나는 죽이고 싶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이선의 모습은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가 응당 취해야 할 방향성을 제시하는 듯하다.
애니메이션 '겨울왕국'(2013)과 '엔칸토: 마법의 세계'(2021) 제작진이 대거 참여한 이 작품은 꽤 훌륭한 영상미를 자랑한다.
작품의 주된 배경이 되는 미지의 땅은 드넓게 펼쳐진 연분홍색 공간 속 버섯 모양 나무들, 브라키오사우루스부터 익룡, 가오리, 말미잘, 몸속 미생물까지 다채로운 모양을 한 생명체를 배치해 신비로운 느낌을 준다.
다리 하나가 없는 반려견 레전드, 귀여움으로 무장한 퍼덕이(SPLAT)를 보는 재미도 상당하다.
자막판에서는 제이크 질런홀, 루시 류, 데니스 퀘이드 등 할리우드 배우들의 목소리도 만나볼 수 있다.
23일 개봉. 102분. 전체 관람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