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반도체 미래는…차세대 기술에 관심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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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서 '반도체국제학술대회'
산·학·연 전문가 750여명 참석
차세대 '이머징 메모리' 등 조망
최신 EUV노광장비 뜨거운 관심
트랜지스터 대변혁 GAA도 논의
산·학·연 전문가 750여명 참석
차세대 '이머징 메모리' 등 조망
최신 EUV노광장비 뜨거운 관심
트랜지스터 대변혁 GAA도 논의
지난 13일부터 나흘간 부산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열린 반도체국제학술대회(KISM) 2022는 퍼스트무버로 발돋움하기 위해 반도체업계가 함께 전략을 공유하고 미래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이날 행사에는 각종 반도체 최신 기술을 조망하기 위해 반도체업체 저명인사와 산·학·연 전문가 750여 명이 참석했다.
참가자들로부터 호응이 가장 컸던 세션 중 하나는 학계에서 차세대 메모리를 통칭하는 ‘이머징 메모리’였다. 대표 제품은 메모리지와 스토리지를 통합해 기존 D램과 낸드플래시 메모리의 장점을 갖춘 SCM(스토리지클래스메모리)다. 데이터 처리 속도가 D램과 비슷하면서도 전원 공급이 중단돼도 데이터가 소멸하지 않는 특성이 있다. 향후 SCM이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가 주도하고 있는 보조기억장치의 자리를 대체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행사장에서 만난 나명희 SK하이닉스 부사장은 “인공지능(AI), 메타버스 시대에 요구되는 데이터의 양이 기존보다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를 처리할 수 있는 이머징 메모리의 중요성은 계속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초미세 반도체 공정의 핵심 장비로 자리 잡은 EUV(극자외선) 노광장비에 대한 참가자들의 관심도 뜨거웠다. 네덜란드 업체 ASML은 EUV 노광장비를 독점 생산한다. 최근엔 이를 개선한 차세대 하이-NA(NA=0.55) 노광 장비를 개발하고 있다. 생산 대수가 연간 20대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진 하이-NA 노광 장비를 두고 삼성전자 등 글로벌 반도체기업 간 ‘장비 쟁탈전’이 치열하다. 기자와 만난 로데릭 반 에스 ASML 부사장은 “하이-NA EUV 노광 장비는 2025년부터 제조사들의 양산 라인에 적용될 것”이라며 “기존 EUV 양산기(NA=0.33)는 내년부터 처리량을 시간당 220장까지 올릴 수 있도록 성능을 개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칩 핵심 구성 요소인 트랜지스터 구조에 대변혁을 일으키고 있는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술에 대한 논의도 나왔다. GAA는 파운드리업계에서 10년간 대세로 자리잡은 핀펫(FinFET)을 이을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핀펫은 윗면-앞면-뒷면 등 세 면을 트랜지스터의 게이트로 쓴다. 이보다 발전된 GAA는 게이트의 아랫면까지 써 4차원 방식으로 전류 흐름을 더 세밀하게 제어한다. GAA는 삼성전자가 가장 앞서나가고 있는 분야다. 삼성전자는 이미 3나노 공정을 상용화한 데다 업계 최초로 GAA 트랜지스터를 도입했다. TSMC가 양산을 준비 중인 3나노는 핀펫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이 회사는 2025년께 2나노 공정부터 GAA를 도입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제조에 꼭 필요한 CMP(연마) 공정의 미래를 조망한 세션도 관중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CMP 공정은 동그란 웨이퍼에 얇은 막을 쌓아 회로를 깎아낸 뒤 사포질하듯 표면을 평탄하고 일정하게 만드는 공정이다. 이 자리에선 콜로이달실리카, 지르코니아 등 기존 연마재를 넘은 코어 셸 연마재 등 새로운 연마재가 소개됐다. 순환 식각, 펄스 플라즈마 식각 등 차세대 식각(에칭) 기법도 참가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최첨단 공정인 3나노 미만의 실리콘에 반도체 소자를 식각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진 만큼 세계 반도체업계에선 실리콘을 대체할 소재 연구개발이 한창이다.
이 외에도 반도체업체 간 공정 표준화 경쟁에 나선 3D 패키징 분야에 대한 관심도 뜨거웠다. 3D 패키징은 서로 다른 반도체를 한 곳에 수직으로 쌓거나 평평하게 배치해 하나의 칩처럼 동작하도록 만드는 미래 칩 제조 기술이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
참가자들로부터 호응이 가장 컸던 세션 중 하나는 학계에서 차세대 메모리를 통칭하는 ‘이머징 메모리’였다. 대표 제품은 메모리지와 스토리지를 통합해 기존 D램과 낸드플래시 메모리의 장점을 갖춘 SCM(스토리지클래스메모리)다. 데이터 처리 속도가 D램과 비슷하면서도 전원 공급이 중단돼도 데이터가 소멸하지 않는 특성이 있다. 향후 SCM이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가 주도하고 있는 보조기억장치의 자리를 대체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행사장에서 만난 나명희 SK하이닉스 부사장은 “인공지능(AI), 메타버스 시대에 요구되는 데이터의 양이 기존보다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를 처리할 수 있는 이머징 메모리의 중요성은 계속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초미세 반도체 공정의 핵심 장비로 자리 잡은 EUV(극자외선) 노광장비에 대한 참가자들의 관심도 뜨거웠다. 네덜란드 업체 ASML은 EUV 노광장비를 독점 생산한다. 최근엔 이를 개선한 차세대 하이-NA(NA=0.55) 노광 장비를 개발하고 있다. 생산 대수가 연간 20대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진 하이-NA 노광 장비를 두고 삼성전자 등 글로벌 반도체기업 간 ‘장비 쟁탈전’이 치열하다. 기자와 만난 로데릭 반 에스 ASML 부사장은 “하이-NA EUV 노광 장비는 2025년부터 제조사들의 양산 라인에 적용될 것”이라며 “기존 EUV 양산기(NA=0.33)는 내년부터 처리량을 시간당 220장까지 올릴 수 있도록 성능을 개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칩 핵심 구성 요소인 트랜지스터 구조에 대변혁을 일으키고 있는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술에 대한 논의도 나왔다. GAA는 파운드리업계에서 10년간 대세로 자리잡은 핀펫(FinFET)을 이을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핀펫은 윗면-앞면-뒷면 등 세 면을 트랜지스터의 게이트로 쓴다. 이보다 발전된 GAA는 게이트의 아랫면까지 써 4차원 방식으로 전류 흐름을 더 세밀하게 제어한다. GAA는 삼성전자가 가장 앞서나가고 있는 분야다. 삼성전자는 이미 3나노 공정을 상용화한 데다 업계 최초로 GAA 트랜지스터를 도입했다. TSMC가 양산을 준비 중인 3나노는 핀펫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이 회사는 2025년께 2나노 공정부터 GAA를 도입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제조에 꼭 필요한 CMP(연마) 공정의 미래를 조망한 세션도 관중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CMP 공정은 동그란 웨이퍼에 얇은 막을 쌓아 회로를 깎아낸 뒤 사포질하듯 표면을 평탄하고 일정하게 만드는 공정이다. 이 자리에선 콜로이달실리카, 지르코니아 등 기존 연마재를 넘은 코어 셸 연마재 등 새로운 연마재가 소개됐다. 순환 식각, 펄스 플라즈마 식각 등 차세대 식각(에칭) 기법도 참가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최첨단 공정인 3나노 미만의 실리콘에 반도체 소자를 식각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진 만큼 세계 반도체업계에선 실리콘을 대체할 소재 연구개발이 한창이다.
이 외에도 반도체업체 간 공정 표준화 경쟁에 나선 3D 패키징 분야에 대한 관심도 뜨거웠다. 3D 패키징은 서로 다른 반도체를 한 곳에 수직으로 쌓거나 평평하게 배치해 하나의 칩처럼 동작하도록 만드는 미래 칩 제조 기술이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