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으며 만났지만…"바이든-시진핑 회담에도 긴장 계속될 것"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중 정상이 첫 대면 회담에서 우호적인 몸짓을 보였지만 긴장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을 인용해 20일 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4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서로 환하게 웃으며 악수를 했지만 미중 간 주요 갈등 요소는 그대로 남아있다는 지적이다.

호주전략정책연구소(ASPI) 맬컴 데이비스 박사는 "미중 관계에서 핵심 강등 포인트들은 가시지 않았다"며 "남중국해와 대만 문제가 그러한 핵심 포인트 중 하나다"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남중국해에 대한 영유권 주장을 포기하지도, 구단선(九段線·중국이 남중국해의 90%가 자국 영해라고 주장하려고 U자 형태로 그은 9개의 선) 주장에서도 물러서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중국은 스프래틀리(중국명 난사<南沙>·베트남명 쯔엉사·필리핀명 칼라얀) 군도 등 남중국해에 인공섬을 만들어 군사용으로 기지화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데이비스 박사는 "미국과 호주를 포함한 동맹은 남중국해 국제 수로와 항로를 통한 이동을 계속할 것이고 일본도 의심의 여지 없이 해당 지역에서 활동할 것이며 다른 관련국들도 그럴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크게 달라진 것은 보지 못한다"고 말했다.

중국사회과학원의 류웨이둥 연구원도 미중 정상회담에 대한 어떠한 긍정적 영향을 전망하는 것은 너무 이르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상회담의 주요 목적은 미중 관계를 안정시키고 더 이상 분쟁으로 치닫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두 나라가 정치·사회적 관계를 크게 개선하기 전까지 양국의 군사 협력을 개선할 가능성은 매우 작거나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미국 랜드연구소의 티모시 히스 선임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이 상대방을 적대시하는 행위는 계속하더라도 남중국해에서는 좀 더 자제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중국과 미국은 긴장 완화의 의지를 밝혔지만 가장 결정적인 이슈에 대한 어떠한 합의도 내놓지 않았다"며 "그러나 전체적으로 긴장을 줄이려는 노력은 남중국해에 어느 정도 안정을 더하고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위기의 위험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2013년부터 남중국해에 1천여ha(헥타르·1㏊=1만㎡) 규모, 7개의 인공섬을 건설해왔다.

남중국해는 중국과 필리핀, 브루나이, 말레이시아, 대만, 베트남 등 주변 국가들이 각각 영유권을 주장하는 곳이다.

이런 가운데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이 오는 22일 필리핀 서부 팔라완섬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팔라완섬은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며 군 기지를 구축한 스프래틀리 군도에 인접해있다.

앞서 이달 초 중국군 퇴역 장성인 야오윈주 칭화대 국제안보전략센터 위원은 "중미 간 갈등이 계속 고조되면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해상 군사 충돌의 가능성을 무시하기 어려워졌다"고 경고했다고 SCMP는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