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내린 동남아 '외교 대전'…갈 길 먼 국제 위기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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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EC 정상회의 폐막…세계 갈등 노출 속 협력 모색
우크라전 규탄 선언·'방콕 목표' 채택 등 일부 성과도 동남아시아에서 이어진 세계 정상들의 외교전이 19일(현지시간) 태국 방콕 제29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앞서 열린 캄보디아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정상회의, 인도네시아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까지 10일간 다자회의가 숨 가쁘게 진행됐다.
세계 지도자들이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대면한 이례적인 기회였으나 우크라이나 전쟁, 북한 핵·미사일, 미국·중국의 대립 등 국제 사회에 산적한 문제 해결이 쉽지 않음을 재확인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 우크라·북한 미사일에 회의 중단
전날 APEC 정상회의 첫날 회의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로 애초 계획과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
회의 의제는 포용적·지속가능한 성장이었으나 북한의 미사일 발사 소식에 화제가 전환됐다.
한국 대표인 한덕수 총리가 먼저 북한의 도발을 언급하며 규탄했고 이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도 비판에 나섰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의 요청으로 한국, 미국, 일본,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6개국 대표가 APEC 일정을 중단한 채 긴급회동을 열었다.
이들은 "북한의 도발은 복수의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위반"이라며 단호한 대응 의지를 밝혔다.
앞서 G20 정상회의도 미사일 소식에 출렁였다.
15일 오전 폴란드와 우크라이나 접경지역에 미사일이 떨어져 2명이 숨졌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영국과 프랑스 등 동맹국 정상들을 모아 긴급회의에 나서면서 예정된 일부 행사가 축소되고 연기되는 등 정상회의 일정에 차질이 빚어졌다.
미사일이 러시아발이 아닌 우크라이나군의 오발탄일 가능성이 크다고 알려지면서 회의가 재개됐다.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과 폴란드에 떨어진 미사일, 각국의 긴박한 대응은 국제 사회의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 "대다수 회원이 러시아 규탄" 공동선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세계적인 식량·에너지 위기를 불러오며 세계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잇달아 열린 다자회의의 핵심 현안이자 가장 논란이 된 주제였다.
전쟁 중단의 실마리를 찾아내는 데는 실패했지만 대다수 회원국이 러시아 규탄에 동참했다.
APEC 정상들은 공동선언문에서 "대다수 회원국이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진 전쟁을 강력히 규탄하며 인간에게 엄청난 고통을 야기하고 세계 경제의 취약성을 더 악화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애초 러시아 등의 강한 반발로 선언문 채택 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다른 시각도 있었다"는 문구를 넣는 것으로 절충이 이뤄졌다.
앞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이러한 방식의 합의를 이루면서 연쇄적인 공동선언 채택의 물꼬를 텄다.
애초 이번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는 "정상들의 사진 찍기용 행사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올해 열린 APEC 장관 회의 등에서 한 번도 공동성명이 도출되지 못한 점을 고려하면 일정 부분 진전을 이룬 셈이다.
각국 정상들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대신 회의에 참석한 러시아 대표를 피하는 등 러시아가 고립되는 현상도 나타났다.
그러나 선언문은 선언문일 뿐, 실질적인 변화를 끌어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 미·중 신경전…지속가능성 논의는 진전
이번 '외교 대전'의 최대 이벤트는 14일 발리에서 열린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과 중국 시진핑 주석의 첫 대면 정상회담이었다.
두 정상은 충돌 방지를 위한 협력의 여지를 남겼지만, 한차례 회담으로 크게 달라진 것은 없었다.
정상회담 이후에도 곳곳에서 미국과 중국의 신경전이 포착됐다.
시진핑 주석은 APEC 연설에서 반도체 등 핵심 산업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려는 미국을 비판하는 발언을 했고,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은 인도·태평양 지역에 미국보다 더 좋은 동반자는 없다고 맞받았다.
각종 갈등 해결까지 갈 길이 멀다는 현실이 곳곳에서 확인됐지만, 기후 변화 대응과 지속가능한 성장 등을 놓고는 일부 진전도 있었다.
APEC 정상회의에서는 지속가능한 성장과 환경 보전 등에 관한 '방콕 목표'가 채택했다.
태국의 바이오-순환-녹색(BCG) 경제모델을 바탕으로 기후 변화 완화, 지속가능한 무역과 투자, 환경 보존, 폐기물 관리 등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태국은 올해 환영 만찬의 주제도 '지속가능한 태국 미식'으로 잡고, 지속가능성 개념과 연관된 기념품을 정상들에게 선물하는 등 '방콕 목표' 채택에 많은 공을 들였다.
폐막식에서 쁘라윳 짠오차 총리는 내년 APEC 정상회의 의장국인 미국의 해리스 부통령에게 힘, 유연성, 일관성 등을 상징한다며 올해 로고 디자인에 활용된 태국 전통 바구니를 선물했다.
/연합뉴스
우크라전 규탄 선언·'방콕 목표' 채택 등 일부 성과도 동남아시아에서 이어진 세계 정상들의 외교전이 19일(현지시간) 태국 방콕 제29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앞서 열린 캄보디아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정상회의, 인도네시아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까지 10일간 다자회의가 숨 가쁘게 진행됐다.
세계 지도자들이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대면한 이례적인 기회였으나 우크라이나 전쟁, 북한 핵·미사일, 미국·중국의 대립 등 국제 사회에 산적한 문제 해결이 쉽지 않음을 재확인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 우크라·북한 미사일에 회의 중단
전날 APEC 정상회의 첫날 회의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로 애초 계획과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
회의 의제는 포용적·지속가능한 성장이었으나 북한의 미사일 발사 소식에 화제가 전환됐다.
한국 대표인 한덕수 총리가 먼저 북한의 도발을 언급하며 규탄했고 이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도 비판에 나섰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의 요청으로 한국, 미국, 일본,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6개국 대표가 APEC 일정을 중단한 채 긴급회동을 열었다.
이들은 "북한의 도발은 복수의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위반"이라며 단호한 대응 의지를 밝혔다.
앞서 G20 정상회의도 미사일 소식에 출렁였다.
15일 오전 폴란드와 우크라이나 접경지역에 미사일이 떨어져 2명이 숨졌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영국과 프랑스 등 동맹국 정상들을 모아 긴급회의에 나서면서 예정된 일부 행사가 축소되고 연기되는 등 정상회의 일정에 차질이 빚어졌다.
미사일이 러시아발이 아닌 우크라이나군의 오발탄일 가능성이 크다고 알려지면서 회의가 재개됐다.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과 폴란드에 떨어진 미사일, 각국의 긴박한 대응은 국제 사회의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 "대다수 회원이 러시아 규탄" 공동선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세계적인 식량·에너지 위기를 불러오며 세계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잇달아 열린 다자회의의 핵심 현안이자 가장 논란이 된 주제였다.
전쟁 중단의 실마리를 찾아내는 데는 실패했지만 대다수 회원국이 러시아 규탄에 동참했다.
APEC 정상들은 공동선언문에서 "대다수 회원국이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진 전쟁을 강력히 규탄하며 인간에게 엄청난 고통을 야기하고 세계 경제의 취약성을 더 악화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애초 러시아 등의 강한 반발로 선언문 채택 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다른 시각도 있었다"는 문구를 넣는 것으로 절충이 이뤄졌다.
앞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이러한 방식의 합의를 이루면서 연쇄적인 공동선언 채택의 물꼬를 텄다.
애초 이번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는 "정상들의 사진 찍기용 행사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올해 열린 APEC 장관 회의 등에서 한 번도 공동성명이 도출되지 못한 점을 고려하면 일정 부분 진전을 이룬 셈이다.
각국 정상들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대신 회의에 참석한 러시아 대표를 피하는 등 러시아가 고립되는 현상도 나타났다.
그러나 선언문은 선언문일 뿐, 실질적인 변화를 끌어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 미·중 신경전…지속가능성 논의는 진전
이번 '외교 대전'의 최대 이벤트는 14일 발리에서 열린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과 중국 시진핑 주석의 첫 대면 정상회담이었다.
두 정상은 충돌 방지를 위한 협력의 여지를 남겼지만, 한차례 회담으로 크게 달라진 것은 없었다.
정상회담 이후에도 곳곳에서 미국과 중국의 신경전이 포착됐다.
시진핑 주석은 APEC 연설에서 반도체 등 핵심 산업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려는 미국을 비판하는 발언을 했고,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은 인도·태평양 지역에 미국보다 더 좋은 동반자는 없다고 맞받았다.
각종 갈등 해결까지 갈 길이 멀다는 현실이 곳곳에서 확인됐지만, 기후 변화 대응과 지속가능한 성장 등을 놓고는 일부 진전도 있었다.
APEC 정상회의에서는 지속가능한 성장과 환경 보전 등에 관한 '방콕 목표'가 채택했다.
태국의 바이오-순환-녹색(BCG) 경제모델을 바탕으로 기후 변화 완화, 지속가능한 무역과 투자, 환경 보존, 폐기물 관리 등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태국은 올해 환영 만찬의 주제도 '지속가능한 태국 미식'으로 잡고, 지속가능성 개념과 연관된 기념품을 정상들에게 선물하는 등 '방콕 목표' 채택에 많은 공을 들였다.
폐막식에서 쁘라윳 짠오차 총리는 내년 APEC 정상회의 의장국인 미국의 해리스 부통령에게 힘, 유연성, 일관성 등을 상징한다며 올해 로고 디자인에 활용된 태국 전통 바구니를 선물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