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뮤지컬 '스위니 토드' 출연…"나이 드니 러빗의 욕망 이해돼" 뮤지컬로 정상 오른 뒤 드라마로 신인상…"여든까지 무대 오르고 싶어"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채송화로만 아시는 대중들은 저에 대해 선하고 현명한 이미지만 갖고 계신 것 같아요.
이번엔 반대로 탐욕적이고 이기적이며 섬뜩할 정도로 무서운 러빗 부인의 모습을 공연으로 보여드리게 돼서 기대됩니다.
" 배우 전미도가 뮤지컬 '스위니 토드'로 4년 만에 대극장 무대에 오른다.
다음 달 1일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에서 개막하는 '스위니 토드'에서 러빗 부인 역을 6년 만에 다시 맡게 된 전미도는 17일 서울 강남구의 한 스튜디오에서 한 인터뷰에서 "나이가 들어 다시 만난 러빗 부인을 전보다 더 잘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스위니 토드'는 브로드웨이의 뮤지컬 거장 스티븐 손드하임이 작곡한 블랙 코미디 뮤지컬이다.
전미도는 2016년 이 작품에서 주인공 스위니 토드의 살인을 돕는 탐욕스러운 파이 가게 주인 러빗 부인을 연기해 이듬해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6년 만에 다시 만난 러빗 부인에 대해 전미도는 "그 나이 때만 할 수 있는 역이 있고, 나이가 들수록 익어가는 역이 있는데 이 역할은 후자에 해당한다"며 "6년 전엔 본능적으로 연기했다면 이젠 나이가 들며 인간에 대한 이해가 좀 생기며 더 알고 연기하게 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살인을 저지르고 인육 파이를 만드는 등 섬뜩하고 비정상적이지만 마냥 '나쁘다'고 단정 지을 수 없는 인물이라고도 했다.
"결국 이 인물도 나와 다르지 않은 인간이라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무섭고 나쁜 사람이지만 어떨 땐 이 사람 때문에 울고 웃게 되는 순간이 있죠. 먹고 살기가 힘들어 도덕과 윤리가 완전히 무너진 시대를 그리기도 하고요.
이해할 수는 있어도 옳다고는 할 수 없는, 한가지 말로 정의하기 어려운 인물입니다.
"
2006년 데뷔 후 14년간 연극과 뮤지컬 무대에서만 활약했던 전미도는 여우주연상만 7차례 받으며 정상에 오른 대학로 간판스타다.
조승우, 조정석 등과 함께 뮤지컬과 연극계에서 활동하는 젊은 배우들이 롤모델로 꼽는 대표적인 배우기도 하다.
2020년 tvN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의사 채송화 역으로 처음 드라마 주연에 도전한 그는 사랑스러우면서도 인간적인 연기로 큰 사랑을 받았다.
이어 최근 방영한 JTBC 드라마 '서른, 아홉'에도 출연하며 대중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로 2020년 올해의 브랜드 대상, 아시아 콘텐츠 어워즈 등에서 여러 차례 신인상을 받은 그는 "나이 마흔이 가까워져서 신인상을 받게 되니 늦은 나이에도 뭔가를 시작할 수 있겠구나 싶어서 기분이 좋았다"며 웃었다.
최근 연달아 드라마에 출연하며 1년 6개월 가까이 공연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는 그는 무대에 대한 그리움과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다른 동료들이 한 공연을 보러 갈 때마다 무대가 너무 그리웠다"는 그는 "'스위니 토드' 연습을 할수록 무대를 그리워했다는 걸 더 깨닫고 있고 연습이 정말 즐겁고 편안하다"고 말했다.
팬데믹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등 영상 매체가 발달하면서 아예 무대를 떠난 배우도 많지만 전미도는 "나는 대학로를 벗어날 수 없는 사람"이라고 했다.
부산이 고향인 그는 대학을 졸업한 뒤부터 지금까지 대학로 근처에 살며 대학로와 무대를 일터이자 삶의 터전, 제2의 고향으로 삼아왔다고 했다.
"대학로와 멀어지면 이상하게 불안해요.
제가 일을 시작하고 많은 동료를 만난 곳이죠. 좋아하는 공연을 많이 보러 갈 수 있기도 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