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장 앞 가족·교사·경찰관·배움터 지킴이 모두 수험생 응원
[수능] '응원전은 없었지만'…울산 수험생들 따뜻한 격려 속 입실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7일 울산 각 시험장에서는 수험생들이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입실했다.

이날 울산 28지구 23시험장이 마련된 남구 울산여고 앞에는 입실 가능 시각인 오전 6시 30분께부터 수험생들이 속속 도착했다.

수능 한파는 없었지만, 다소 쌀쌀한 날씨에 수험생들은 두툼한 겉옷을 걸치고 마스크를 쓴 채 시험장 안으로 들어갔다.

수험생들은 친구들과 삼삼오오 모여 교문 안으로 들어가거나 배웅 나온 부모의 따뜻한 격려를 받으며 조용히 입실했다.

학부모 유철희(52) 씨는 "딸이 지금까지 준비한 만큼 실수하지 않고 제 실력을 발휘했으면 좋겠고, 한편으로는 실력보다 더 좋은 결과가 나왔으면 하는 마음도 든다"며 "수능이 끝나면 가족이 다 함께 맛있는 저녁 식사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유행 전인 2019년까지만 해도 울산여고 앞에는 수능 날만 되면 각 학교 학생 수십 명이 찾아와 선배들을 향해 열띤 응원전을 벌였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 방지 차원에서 교육 당국이 시험장 앞 응원을 금지하면서 올해로 3년째 응원전이 열리지 않았다.

이날은 대신 학교 배움터 지킴이와 시험장 경비 근무를 하러 온 경찰관들이 수험생 한 명 한 명에게 "파이팅"을 외치고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며 격려를 보냈다.

또 한 고등학교 교장, 교감 선생님은 '수능 대박', '너의 열정을 응원할게'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수험생들을 응원하기도 했다.

[수능] '응원전은 없었지만'…울산 수험생들 따뜻한 격려 속 입실
배움터 지킴이 김태철(70) 씨는 "매일 아침 등교할 때 보던 학생들이 시험을 치러 가는 모습에 가슴이 뭉클했다"며 "평소 열심히 공부한 것들을 다 발산해 원하는 점수를 얻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신정지구대 소속 이연지 순경은 "오늘 사촌 동생도 수능을 보는데 다 같이 시험을 잘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응원했다"며 "응원으로 수험생들의 긴장이 좀 풀렸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했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오전 7시 15분께 남구 학성고 앞을 방문해 입실하는 수험생들과 학부모를 격려했다.

노옥희 울산시교육감도 오전 7시 30분께 남구 문수고를 찾아 수험생들을 응원했다.

울산에서는 이날 일반 시험장 26곳, 별도 시험장 1곳, 병원 시험장 2곳에서 1만365명이 수능에 응시한다.

코로나19에 확진돼 재택 치료 중이거나 격리된 수험생 37명은 별도 시험장에서, 입원 치료 중인 수험생 5명이 병원 시험장 2곳에서 각각 시험을 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