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는 서울현충원 무명용사 상징 조형물과 봉안시설을 내년 말까지 새로 짓는 사업을 추진한다고 17일 밝혔다.
현재 서울현충원에는 현충탑 내부에 설치된 위패봉안관의 중앙에 있는 영현승천상 지하에 약 148.5㎡ 규모로 무명용사 봉안실이 마련됐다.
무명용사 봉안실은 6·25전쟁 등의 국군 전사자이지만 신원을 확인할 수 없는 이들이 안장된 곳으로 지난해 8월 말 기준 5천870위가 안치됐다.
현재 봉안실 입구에 가로 22.5㎝, 높이 54.5㎝ 크기의 '호국영령 무명용사비'가 있기는 하지만, 무명용사를 모신 장소가 있다는 사실을 외부에서 알기 어려운 데다가 일반인 접근도 어려운 상태여서 무명용사들의 희생을 기리기에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새로운 상징물은 구체적으로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호국영령 무명용사비보다 크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제작해 무명용사 추모의 의미가 명확하게 전달되도록 지어질 전망이다.
국방부는 새 상징물을 지으면서 무명용사 유해를 땅에 안장하는 대신 지상 조형물 일부를 활용해 봉안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무명용사 유해는 가루 형태로 총 7천560㎏ 규모다.
현충원 측은 "무명용사 유해를 지상으로 끌어올려 고인 분들을 볕에 모심으로써 위훈을 높이고 희생정신을 형상화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새 상징물 위치는 현충문과 현충탑을 잇는 선의 동남쪽 부지가 될 전망이다.
이곳에는 학도의용군 무명용사탑과 육사 7기 특별동기생 추모탑 등이 있는데 국방부는 이들과 무명용사 상징물 등이 어우러질 수 있도록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무명용사 묘비나 상징물은 세계적으로 각국이 국가 차원에서 중시하고 관리하면서 국가를 위한 희생과 헌신에 감사를 표하는 공간으로 여겨진다.
미국 워싱턴DC 알링턴 국립묘지에 있는 '무명용사의 묘'가 있고 이곳의 대리석 추모비는 위병이 24시간 지키는 장소다.
영국은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 입구에 무명용사 묘소를 두고 매년 현충일 격인 11월 11일 영령기념일에 왕가를 비롯한 고위층이 참석하는 추모 행사를 연다.
프랑스는 파리를 상징하는 개선문 아래에 1923년부터 무명용사들을 안장했고 개선문 앞에 무명용사를 추모하는 동판과 '꺼지지 않는 불꽃'을 설치해 불꽃이 계속 타오르고 있다.
이들 세계 각국의 무명용사 묘비는 해당국을 방문하는 국빈들이 빠지지 않고 찾아 참배하는 장소들이다.
서울현충원에는 원래 무명용사탑이 있었다가 1967년 무명용사 봉안실을 건립하면서 무명용사탑을 지금의 학도의용군 무명용사탑으로 변경해 학도의용군 무명용사들을 모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