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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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겨냥해 ‘빈곤 포르노’라고 발언한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둘러싼 여야 공방이 치열한 가운데 민주당 내부에서도 “품격있는 언어가 필요하다”며 사과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처음 나왔다.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16일 자신의 SNS에 올린 <대통령실, 여야! 우리 아이들에게 부끄러운 정치는 그만합시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장경태 의원의 뜻은 충분히 알고 있지만 사과할 것은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민주당 최고위원인 장 의원은 김 여사가 캄보디아에서 선천성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소년과 찍은 사진을 두고 지난 14일 최고위원회의 석상에서 ‘빈곤 포르노 화보 촬영’이라고 비난했다.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빈곤 포르노’는 가난을 자극적으로 묘사해 동정심을 불러일으키는 영상이나 사진을 뜻하는 신조어다. 국민의힘은 16일 장 의원을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했다. 국민의힘 여성 의원들은 성명을 내고 “해당 발언은 김 여사에 대한 인격살인이며 대한민국 국격살인”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장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여사가 만약 불쾌감을 느꼈다면 유감 표명을 고려할 수는 있겠다”면서도 “김 여사에 대한 비판이 만약 제소 요건이었다면 거기에 대해서는 절대 사과할 의사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원욱 의원은 “저도 김여사의 일정과 홍보 방식, 태도에 일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코로나가 아직 완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환아를 안고 있는 사진 속에 보이는 것은 영부인의 화려한 모습과 가난한 아이의 처량함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한경DB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한경DB
그러면서도 이 의원은 “빈곤포르노란 말 속에서 비판은 사라지고 모두의 존엄상실만 남았다”며 “낯선 이에게 안겨 사진찍기를 강요당한 캄보디아의 눈맑은 그 아이의 상실도 그곳에 있다”고 했다.

이어 “장경태 의원은 새로운 청년의 언어를 통한 정치를 해주시길 바란다”며 “국힘도 비난을 멈추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