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계 고전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가 17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개막한다. 현대판 ‘로미오와 줄리엣’이라고 불리는 이 작품은 미국 뉴욕에 거주하는 가난한 백인 청년 토니와 푸에르토리코에서 미국으로 이주한 마리아의 비극적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 1957년 브로드웨이 초연 당시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1961년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다. 이번 무대에는 김준수 박강현 고은성 한재아 이지수 등이 출연한다. 내년 2월 26일까지.
[오페라] 심청
세계적인 작곡가 고(故) 윤이상의 오페라 ‘심청’이 18~19일 대구오페라하우스 무대에 오른다. 1999년 국내 초연 23년 만이다. 1972년 독일 뮌헨올림픽 문화 축전을 위해 바이에른 슈타츠오퍼의 총감독 귄터 레너르트가 위촉한 작품으로 심청 설화를 배경으로 한다. 대본은 독일 극작가 하랄드 쿤츠가 만들었다. 초연 당시 동양의 신비한 정신세계를 심오한 음향과 정밀한 설계로 표현해냈다는 호평을 받았다. 이번 무대에는 소프라노 김정아·윤정난, 바리톤 제상철, 베이스 바리톤 김병길 등이 오른다.
[전시] 영원한 아름다움
‘북유럽 감성’의 상징인 덴마크 가구 브랜드 프리츠한센이 한국의 공예 장인·디자이너들과 만났다.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과 프리츠한센은 옛 서울역사인 문화역서울284에서 창립 150주년 기념전을 열고 있다. 프리츠한센의 가구 약 300점을 비롯해 국내 무형문화재 장인 4명, 현대 디자이너 3명과 협업한 제품을 전시한다. 전통 나전칠기 기법으로 의자를 꾸미고, 얇은 대나무 껍질을 엮어서 테이블을 디자인하는 등 서양과 동양 디자인의 조화를 볼 수 있다. 전시는 12월 11일까지, 관람료는 무료다.
[OTT] 넷플릭스 '썸바디'
영화 ‘은교’ ‘해피 엔드’ 등을 만든 정지우 감독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썸바디’로 돌아온다. 18일 공개되는 이 작품은 총 8부작이다. 영화를 통해 인물 간 내밀한 심리와 관계를 그려냈던 정 감독은 이번에도 인간의 결핍과 욕망을 깊게 파고든다. 이야기는 소셜커넥팅 앱 ‘썸바디’를 만든 개발자 섬(강해림 분)이 이 앱을 통해 의문의 남성 윤오(김영광 분)와 만나며 시작된다. 섬은 자신을 완벽하게 이해해주는 윤오에게 점점 빠진다. 작품은 스릴러와 멜로가 결합돼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원가 압박 때문에 올해 초 커피 값을 한번 올렸는데도 우윳값 인상으로 남는 게 없네요. 동네 작은 카페인데 가격을 또 올리면 손님이 끊길 것 같고 이대로 장사하자니 버티기가 힘들고 걱정이 많네요.“서울 영등포구의 한 아파트 상가에서 33㎡(약 10평) 남짓의 작은 카페를 운영하는 박모 씨(31·여)는 최근 커피 값 인상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박 씨는 올 초 커피 값을 메뉴별로 300~400원가량 인상했다. 박 씨네 카페의 커피 값은 아메리카노가 3600원, 카페라떼가 3900원 등으로 형성돼 있다. 최근에 우윳 값이 올라 라떼 등 우유가 재료인 음료 가격을 몇 백원씩 올리고 싶지만 저렴한 가격을 강점으로 내세우던 카페라 소비자 저항이 클 것으로 예상돼서다. 박 씨는 ”라떼 등 기본 커피류가 4000원을 넘어서면 고객들이 저렴하지 않다고 인식하는 측면이 있다“며 ”최대한 가격을 유지하려 애쓰고 있지만 물가는 뛰고 손님은 점점 줄어드니 버티기가 어렵다“고 푸념했다.15일 업계에 따르면 우윳값 인상에 따라 빵·아이스크림·커피 등 우유를 재료로 쓰는 제품들의 가격이 연쇄적으로 오르는 ‘밀크플레이션(우유+인플레이션)’이 가시화하고 있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오는 17일부터 흰우유 1리터(ℓ)짜리 제품 출고가를 6.6% 올리는 등 우유 제품군 가격을 평균 6% 인상한다고 밝혔다. 매일유업 역시 17일부터 900㎖ 흰우유 제품 출고가를 8.2%, 가공유 가격을 9.8% 올리는 등 우윳값을 평균 9% 인상하기로 했다. 남양유업도 같은 날부터 흰우유 제품 출고가를 평균 8%, 가공유 제품은 평균 7% 인상하기로 했고, 동원에프앤비(F&B) 역시 30여종의 우유제품 가격을 평균 5% 올린다.이번 가격 인상에 따라 마트 판매가 기준 각 업체의 흰우유 대표 상품 가격은 2800원대 중후반로 오를 것으로 보인다.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불렸던 ‘3000원’을 밑도는 수준이다. 우유를 원료로 한 버터, 생크림 등도 줄줄이 가격이 오르면서 유제품을 쓰는 자영업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특히 흰 우유 가격 상승은 특히 커피 전문점 음료 가격에 가장 큰 영향을 줄 것이라는 게 업계 진단이다. 라떼나 카푸치노 등 우유가 직접 들어가는 제품의 경우 곧바로 비용 인상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지난해 우유 가격이 한 차례 오르자 스타벅스, 투썸플레이스 등 커피전문점이 줄줄이 가격을 올린 바 있다. 통상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카페라떼의 경우 전체 음료량의 65~85%가량이 우유로 이뤄져 있다.한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올해 내내 커피 값이 많이 올랐다는 인식이 있어 당분간 가격 인상은 자제할 계획이지만 우유를 비롯해 원재료 등의 가격이 워낙 올라 특별한 대안이 떠오르지 않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당장 대형 베이커리 업체나 커피전문점은 우유 공급선을 다변화하거나 우유 대신 두유나 식물성 대체 우유 비중을 늘리는 등 메뉴를 조정해 버텨보겠다는 분위기지만 개인 자영업자들이 운영하는 소규모 카페들은 이 마저도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소규모 업장일수록 원가 부담 비중이 커서 원재료를 다변화하기 어렵고 가격 변동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국산 우유보다 값이 저렴한 수입산 멸균 우유로 대체하려는 자영업자들도 늘고 있지만 기존에 사용하던 우유와 맛의 차이가 나 이마저도 녹록치는 않은 상황이다.한 커피전문점 관계자는 "아메리카노·에스프레소를 빼면 거의 모든 제품에 우유가 쓰일 정도로 중요한데 분유 등 대체재를 쓰면 금방 맛이 달라져 손님들의 항의가 쏟아진다"며 ”원재료를 바꾸기가 쉽지 않고 값을 올리지 못하면 아르바이트생을 줄이는 등 비용 절감을 해서 버티는 식이 많다“고 전했다.전방위적 물가 상승으로 동네 카페들부터 타격을 받는 셈이다. 커피 원두나 우유 뿐 아니라 음료 제조에 필요한 재료, 테이크아웃 전용 플라스틱 컵 등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지만 고객들의 가격 저항이 커서 대부분 원가 부담을 떠안는 경우가 많다. 비용은 느는데 매출은 줄어 폐업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서울시 우리마을가게 상권분석 서비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울시에서만 폐업한 카페의 수가 1240여곳에 달한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불문학자 김희영, 민음사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3권 완역 "마르셀 프루스트(1871~1922) 사후 100주년인 올해 완간하게 돼 굉장히 기뻐요. 이 작품을 번역하면서 프루스트를 통해 많은 위안을 받았고, 새로운 프루스트를 발견하게 됐습니다. " 김희영(73) 한국외국어대 명예교수는 프랑스 작가 프루스트(1871~1922)의 역작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10년 만에 완역한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그는 16일 서울 강남구 민음사 본사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프루스트는 삶에 대한 호기심이 많은 작가로, 그와 함께 한 행복한 시간이었다"며 "프루스트를 평생의 동반자로 택할 수 있었던 것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프루스트 전문가'로 불리는 김 교수는 한국외대에서 프랑스어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3대학에서 프루스트 전공으로 불문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프루스트가 코르크로 문틈을 막은 방에 스스로 유폐돼 총 7편에 이르는 이 작품을 14년에 걸쳐 썼듯이 지난 10년간 오로지 이 작품 번역에만 매달렸다. 김 교수는 "옛날 고등학생 때로 돌아가는 느낌이었다"며 "낮에 자고 자정에 일어나 주로 밤에 작업을 했다. 집중해서 6~8시간씩 번역했다"고 돌아봤다. 민음사는 김 교수의 번역으로 2012년 이 작품의 1편 '스완네 집 쪽으로'를 두 권으로 출간한 것을 시작으로 최근 7편 '되찾은 시간'을 두 권으로 펴내며 총 13권으로 완간했다. 민음사는 13권은 총 5천704쪽에 이르며, 11권까지의 누적 판매 부수는 약 25만 부에 달한다고 밝혔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한 소년이 유년기를 거쳐 사랑을 알게 되고 예술을 향유하며 한 시대를 살아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유년기의 추억, 사랑과 정념, 질투와 욕망, 상실과 죽음, 예술, 사회, 문화, 정치 등 인간 삶의 총체적인 모습이 담겼다. 의식의 흐름을 따르는 독특한 서술 방식을 통해 인간 내면과 시대상을 정밀하게 구현했다. 김 교수는 "프루스트는 의식의 흐름을 따르는 독특한 서술 방식으로 손해를 본 작가"라며 "난해하고 어려운 작가로 각인돼 있지만, 굉장히 전통을 존중하고 새로움을 추구한 작가"라고 평했다. 이어 "오히려 프루스트는 총체적인 리얼리즘을 보여주려 한 작가"라며 ""외적 현실의 모방이나 재연은 진짜 리얼리즘이 아니다. 어떤 사건이 우리 의식 속에 투영된 것까지도 총체적으로 포착해야 한다"고 했다. 실제 프루스트는 이 작품에서 성당과 채색 유리, 의복, 화장, 요리, 저잣거리 소음까지 세밀하게 묘사한다. 김 교수는 이러한 작법에 대해 "대개 역사는 중요한 사건들만 다루지만, 소설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접하는 세밀한 요소들을 다뤄준다"며 "이문열 선생이 이 작품에 대해 '극세밀화를 보는 느낌'이라고 했는데 굉장히 잘 파악하셨다, 프랑스인들에게 이 작품이 '기억의 궁전'으로 불리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번 번역에서는 1987년 출간된 프랑스 플레이아드 전집 판본을 새로운 저본으로 삼고, 프루스트 연구자들의 주석 작업과 여러 국가의 판본을 비교·참고해 번역을 진행했다. 길고 난해한 프루스트 문장을 번역하는 과정은 녹록지 않았다. 김 교수는 원문을 존중하며 문장과 단어의 순서를 그대로 따랐다. "문체는 작가 세계관의 반영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한 이전 번역본에서 나타난 어휘상의 오류나 시대적 풍습과 프랑스어 다의성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비롯된 오역도 바로 잡았다. 그는 13권 가운데 가장 좋아하는 구절로 1권의 19~20쪽을 꼽았다. "추억이 저 높은 곳에서부터 구원처럼 다가와 도저히 내가 혼자서는 빠져나갈 수 없는 허무로부터 나를 구해 주었다. " 김 교수는 "작품 속 화자는 어머니와 사랑하는 연인(알베르틴)의 죽음이란 두 고통을 겪는다"며 "사랑하는 사람을 상실했을 때 망각에서부터 우리를 구하고 치유해주는 유일한 수단은 글쓰기밖에 없다. 그것이 문학의 힘"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JW그룹 공익재단인 중외학술복지재단(이사장 이종호 JW그룹 명예회장)이 16일 서울 서초동 본사에서 ‘2022 JW아트어워즈’ 시상식을 열었다. 올해로 8회를 맞은 이 상은 국내 기업 공익재단이 주최한 첫 장애인 미술 공모전이다. 대상은 고독한 인간을 기묘한 동물에 빗대 다채로운 색감으로 그려낸 양진영 작가(18·맨 왼쪽)의 ‘기묘한 짐승들의 삶’이 받았다. 수상작은 오는 20일까지 JW타워 1층 로비에 전시된다.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