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택 치료·격리자는 별도시험장서 응시…응원전은 금지 "내일 시험 잘 보고 집에 와서 치킨 먹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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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하루 앞둔 16일 전국 고등학교에서는 일제히 수험생들을 대상으로 예비소집을 했다.
예비소집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대부분 학교 운동장이나 강당에서 진행됐고, 걸어서 이동하는 워킹스루 방식으로 이뤄진 곳도 있었다.
수험표를 받은 수험생들은 수능을 앞둔 긴장감과 함께 내일이면 다 끝난다는 후련함을 동시에 느끼며 저마다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칠보고등학교에서는 수험생 227명이 오전 10시부터 진행된 예비소집에 나와 워킹스루 방식으로 수험표를 전달받고 수능 당일 유의사항을 들었다.
10개 반의 담임교사가 일렬로 섰고 학생들이 지나가다가 해당 반 담임교사 앞에 서서 수험표를 건네받았다.
이 학교 3학년 이모 군은 "내일이면 끝나니까 후련한데 아직 실감 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류모 군도 "중학교 때부터 수능까지 몇 년 남지 않았다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내일이 수능이라니 믿기지 않는다"며 "내일 시험 잘 보고 집에 와서 치킨을 먹고 싶다"고 말했다.
울산시 남구 강남고등학교에서도 오전 10시부터 운동장에서 수험표 배부가 진행됐다.
학생들은 밝은 표정으로 수험표를 받아들고 친구와 서로의 시험 장소를 확인하며 이야기를 나눴다.
다 함께 모여 "파이팅"을 외치거나, '수능 대박'을 기원하며 서로 끌어안고 격려하기도 했다.
이 학교 학생 정인화 양은 "수능을 앞두고 엄청나게 떨릴 줄 알았는데 지금은 생각보다 실감이 안 나고 덤덤하다"며 "시험이 끝나면 친구들과 맛있는 것도 먹고 푹 자고 싶다"고 말했다.
대구 수성구 대륜고등학교 3학년 허재원 군은 수험표를 받아들고 "친구들 모두 떨지 않고 준비한 대로 시험을 잘 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태헌 군도 "너무 크게 욕심을 부리다가는 오히려 시험을 망칠 수도 있다"며 "그동안 준비한 만큼만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대구 중구 경북대 사대부고에서 수험표를 받은 재수생 최지수 씨는 "작년에 많이 떨려서 시험을 망쳤다"며 "올해는 준비한 것 모두 쏟아내서 시험을 잘 치고 싶다"고 말했다.
군복을 입고 온 한 현역 장병은 "입대하고 나서 수능을 쳐야겠다는 결심을 했다"며 "부대에서 편의를 제공해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강원도 춘천시 춘천고등학교 3학년생 최모 군은 "대학이 요구하는 수능 최저등급은 맞출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막상 시험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니 떨린다"며 "오늘 밤 컨디션 조절을 잘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인천에서도 이날 오전 10시께부터 응시 원서를 접수한 각 고등학교에서 수험생 예비소집을 진행했다.
섬 지역이 많은 인천 특성상 강화도에서 응시를 원하는 수험생들은 강화고와 강화여고에서, 영종도에서 응시할 학생들은 영종고를 찾았다.
각 학교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시험실 입실 시 발열 검사, 반입 금지 물품, 부정행위 등을 자세히 안내했다.
또 수험표와 함께 간식 꾸러미를 손에 쥐여 주며 덕담을 하거나 파이팅을 외쳤다.
학생과 손뼉을 마주치거나 한 명 한 명 손을 맞잡으며 용기를 북돋아 주기도 했다.
춘천고 한 교사는 학생들의 수험표에 수능 대박을 기원하는 작은 부적을 붙여 눈길을 끌기도 했다.
수원 칠보고 한 담임교사는 "내일은 그동안 고생한 아이들의 날"이라며 "각자 준비한 만큼 결실을 거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울산 강남고 학생부장 강병욱 교사는 "수험생들은 수험표에 있는 고사장을 확인하고, 미리 위치를 파악하는 것이 좋다"며 "코로나19 상황에서 공부하느라 다들 고생 많았고, 내일 최고의 컨디션으로 자신의 실력을 후회 없이 발휘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희귀난치병으로 부산시 서구 고신대병원 한 입원실에서 수능을 치를 예정인 A 양은 지난 15일 해당 병원에 입원해 수능에 대비하고 있다.
수험표는 부모가 대신 수령했다.
A 양 부모는 "우리 아이도 다른 수험생들처럼 내일 아침밥을 먹고 나서 수능을 보게 된다"며 전국의 모든 수험생을 응원했다.
코로나19에 확진돼 재택 치료 중이거나 격리된 수험생은 별도 시험장에서, 입원 치료 중인 수험생은 병원 시험장에서 각각 시험을 보게 된다.
수험생들은 수능 당일 오전 8시 10분까지 지정된 시험장 시험실에 입실해야 하며, 수험표와 신분증을 지참해야 한다.
수험표를 분실했을 경우, 신분증과 함께 응시 원서에 붙인 사진과 동일한 사진 1장을 들고 시험 당일 오전 7시 30분까지 시험장 내 관리본부에 가면 재발급 받을 수 있다.
사진이 없는 경우에도 관리본부에 신고하고 임시 수험표를 받을 수 있다.
시험실에서는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해야 하며, 망사 마스크나 밸브형 마스크 등은 착용할 수 없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올해도 시험장 앞 응원전은 금지된다.
(최종호 김현태 박세진 김재홍 최영수 최은지 양지웅 김용태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