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관영지 "한국, 중국과 협력 제한하면 경제·무역에 악영향"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윤석열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글로벌 산업망과 공급망의 안정을 강조하자 중국 관영매체가 한국을 향해 자국과의 협력에 제한을 둬서는 안 된다며 견제구를 던졌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16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윤 대통령과 시 주석의 첫 정상회담을 소개하며 한국이 미국 주도의 소그룹에 합류한다면 경제와 무역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입장이라고 주장했다.

바이밍 중국국제무역경제협력원 국제시장조사연구소 부소장은 "한국과 중국은 산업 분야에서 커다란 잠재력이 있다"며 "양국은 상호보완적 협력의 기회를 더 많이 만들어 내기 위해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을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이 스스로 중국과의 협력 범위를 제한하고 일부 국가의 소그룹에 합류한다면 경제발전과 대외무역에 좋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정 국가를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미국 주도의 오커스(AUKUS·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 협의체), 칩4(한국·미국·일본·대만의 반도체 공급망 협력대화) 등을 겨냥한 것이다.

시 주석이 전날 회담에서 '진정한 다자주의를 함께 만들자'라거나 '글로벌 산업망과 공급망의 안전과 안정, 원활한 흐름을 함께 보장해야 한다'고 말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진정한 다자주의'는 중국이 오커스나 쿼드 등 소그룹을 통해 자국을 견제하는 미국을 비판하면서 이에 대비되는 개념으로 자국의 다자주의를 설명할 때 쓰는 표현이다.

신문은 그러면서 한국의 최대 교역국이 중국이라는 사실을 강조하며 미국의 움직임에 적극 동조해서는 안 된다는 자국의 입장을 다시 한번 거론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전문가들은 양국 무역 수지가 호조를 보이는 것은 한국과 중국의 긴밀한 경제 관계를 반영한 것"이라며 "양국은 서로의 핵심이익과 중대한 관심사를 존중하고 중한 관계를 보다 성숙하고 독립적이며 안정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