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부터 졸업까지 코로나 겪은 세대…수능도 차분한 풍경
교육당국, 시험장 응원 자제 요청…'수능한파'는 없을 듯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17일)에 응시하는 고3 수험생들의 지난 3년은 남달랐다.

이들이 입학할 무렵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되면서 3년 내내 교실 안에서 마스크를 늘 써야만 했다.

N수생 역시 마스크와 함께 수험 생활을 보냈다.

이들이 맞이하게 될 올해 수능 시험장 풍경도 코로나19 이전 과거와는 달리 비교적 차분할 것으로 보인다.

겨울철 코로나19 재유행이 가시화된 가운데 각 시도교육청은 최근 고등학교에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수능날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응원을 자제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내려보냈다.

지난해 수능 즈음에도 같은 내용의 공문을 보낸 바 있다.

3년 전만 해도 수능 날 시험장 교문 앞에 가면 시끌벅적하게 북과 장구를 치며 응원하는 후배들과 격려의 악수를 하는 선생님이 가득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고3 부장 선생님들 중에는 올해 정부 방역지침이 완화됐는데 이번에는 다시 응원할 수는 없냐고 시교육청에 문의하시는 분도 있었다"며 "대체로 옛날처럼 응원하고 격려품도 주는 분위기를 그리워했다"고 말했다.

마스크를 3년 내내 쓰고 학교를 다닌 세대가 다시 마스크를 쓰고 응원 없이 시험을 봐야 한다는 사실을 안타까워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서울 동작고 교사인 최민재 중등교사노조 사무총장은 "이 친구들은 수학여행, 수련회도 한번 못 가고 마스크를 쓰고 졸업까지 맞이했다.

아이들을 보면 안쓰러운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떠들썩한 응원은 없지만 격려와 응원의 메시지는 색다른 방식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작고에는 전교생과 선생님이 A4와 포스트잇으로 응원 메시지를 써서 교실 쪽 복도에 붙여놨다.

최 사무총장은 "내년 초에는 마스크를 벗을 수도 있다고 하니, 푸른 잔디밭에서 캠퍼스 생활을 하면 좋겠다고 늘 격려한다.

지금의 고통과 노력이 헛되지 않을 것"이라고 응원했다.

이외에도 후배들이 영상을 따로 제작하거나 학급마다 개설된 메신저 방을 통해 문자 응원을 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충남의 한 고등학교 교사는 "예비소집일에 틀 영상을 오래전에 1∼2학년 학생들이 주도해서 만들어놨다"며 "이번 주 원격수업이 시작돼 서로 얼굴은 못 보지만 SNS로 서로 응원의 문자와 사진, 영상도 활발하게 주고받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시험장 응원전 외에도 이번에 볼 수 없는 것은 '수능 한파'다.

수능날 아침 기온은 지난해 1∼10도로 영상권이었고, 올해도 영상권 기온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응시인원도 학령인구 감소로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응시자수 아닌 지원자수 기준으로, 첫 번째 수능이었던 1994학년도에 70만 명대 초반이었던 인원은 2000학년도 수능 때 89만6천여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찍은 뒤 계속 감소해 2003학년도 처음으로 60만 명대(67만5천여명)가 됐다.

2021학년도에는 49만3천여명으로 처음 50만명 밑으로 떨어졌고, 지난해 치러진 2022학년도 수능에는 50만9천821명이 지원해 다시 50만명대로 올라왔다.

이번 2023학년도 수능에는 지난해와 비슷한 50만8천30명이 지원했다.

결시율을 감안한 실제 응시자수는 이보다 적어지게 되는데, 지난해 수능의 경우 1교시 기준으로 결시율이 10.8%로 45만2천여명이 응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