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 사진=뉴스1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 사진=뉴스1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윤석열 대통령 해외 순방에 동행한 김건희 여사가 취약층 아동과 함께 사진을 촬영한 것을 두고 "빈곤 포르노"라고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낸 데 대해 "인격 모욕적이고 반여성적인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빈곤 포르노는 모금 유도를 위해 가난을 자극적으로 묘사하여 동정심을 불러일으키는 영상이나 사진 등을 말한다.

주 원내대표는 15일 오전 국민의힘 원내대책회의에서 "어제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장 최고위원이 김건희 여사의 해외 봉사 활동 사진에 대해 빈곤 포르노 촬영이라고 입에도 담기 싫은 말을 했다"며 "영부인의 순수한 봉사활동을 폄훼함으로써 윤 대통령의 일이라면 무조건 비난부터 하고 보는 민주당의 비뚤어진 심보가 드러났다"고 했다.

주 원내대표는 "더욱 문제 삼고 싶은 건 어떤 여성에 대해, 그것도 영부인에 대해 빈곤 포르노 화보 촬영이라고 표현한 것 자체가 너무나 인격 모욕적이고 반여성적이라는 점"이라며 "민주당의 성 인지 감수성에 대해 심각한 의문을 제기한다"고 했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 출신 유력 정치인들은 지난 수년간 거듭해 위력에 의한 성범죄를 저질러왔다"며 "이를 인정하고 싶지 않아서 '피해 호소인'이라는 생전 듣지도 보지도 못한 말도 만들어내는 2차 성범죄도 저질렀다"고 했다.

주 원내대표는 "결국 국민들 분노 앞에서 반성하는 척하긴 했지만, 이런 용어를 운운하는 걸 보면 모두가 거짓이었고 임시 모면이었다"며 "장 최고위원은 민주당의 여성 당원, 대한민국 모든 여성과 국민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하길 바란다. 민주당은 장 최고위원을 당헌·당규에 따라 조속히 징계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12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선천성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14세 아동의 집을 찾아 가족을 위로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12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선천성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14세 아동의 집을 찾아 가족을 위로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앞서 장 최고위원은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여사의 해외 순방 동행 중 취약층 아동과 사진 촬영을 두고 "또 외교 참사가 발생했다"면서 '빈곤 포르노 화보 촬영'으로 규정해 비난을 쏟아냈다.

장 최고위원은 "외교 행사 개최국의 공식 요청을 거절한 것도 외교적 결례이고, 의료 취약 계층을 방문해 홍보 수단으로 삼은 건 더욱 실례"라며 "일각에선 김 여사의 코스프레 정치가 또 시작된 게 아니냐는 말이 있다"고 했다.

이어 김 여사가 영화배우 오드리 헵번이 봉사 활동하는 모습을 따라 했다는 주장을 내놓으면서 "가난과 고통은 절대 구경거리가 아니다. 그 누구의 홍보 수단으로 사용돼서도 안 된다"며 "김 여사의 이번 행동은 캄보디아에 엄청난 외교적 결례일 뿐만 아니라, 윤리적으로도 지탄받기 충분하다"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