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범의 현장 방문" 비난…미국, 쿠르드 무장조직과 IS격퇴 협력
경찰, 시리아 국적 여성 등 46명 체포…쿠르드, 폭탄 공격 연관 부인
튀르키예 "미국이 이스탄불 폭발 배후조직 지원…조의 거부"(종합)
튀르키예(터키)가 이스탄불 폭발 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조직을 미국 정부가 지원하고 있다고 강력 비난하고 미국 정부의 조의를 공식 거절했다.

14일(현지시간) 아나돌루, 스푸트니크 통신에 따르면 술레이만 소을루 튀르키예 내무장관은 이날 "오늘 미국의 조의는 마치 살인범이 사건 현장에 가장 먼저 온 것과 같다고 받아들여야 한다"며 "이번 메시지에 대한 반응은 매우 뚜렷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앞서 백악관은 이스탄불 폭발 사건에 대해 조의를 표하는 한편 폭력 행위를 강력히 비판했다.

소을루 장관은 "소위 튀르키예의 동맹이라는 국가의 불성실성은 매우 명백하다"며 "우리를 친구처럼 대하는 동맹이 그들 국가에 테러리스트를 숨겨주거나 테러리스트의 점령지를 지원한다.

그리고 의회를 통해 공식적으로 자금을 지원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방송 연설을 통해 "우리는 미국 대사관의 애도 메시지를 받지 않겠다.

거절한다"고 말했다.

소을루 장관은 이번 사건의 배후로 쿠르드노동자당(PKK)과 쿠르드 민병대(YPG)를 지목했다.

튀르키예 경찰은 이번 사건의 용의자가 시리아 국적 여성 아흘람 알바쉬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용의자는 자신이 시리아 내 쿠르드 민병대로부터 훈련을 받았으며, 시리아 서북부 아프린 지역을 통해 튀르키예에 입국했다고 진술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체포된 이들은 알바쉬르를 포함해 모두 46명에 달한다.

튀르키예는 미국이 PKK와 YPG에 무기를 지원하고 있다고 줄곧 비판해왔다.

PKK는 튀르키예 동남부와 이라크 북부·시리아 동북부 등에 거주하는 쿠르드족의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무장 조직으로, 튀르키예 정부는 이들을 최대 안보 위협 세력으로 여긴다.

미국은 PKK에 대해선 튀르키예와 마찬가지로 테러 조직으로 보고 있지만, 튀르키예가 PKK의 하부 조직으로 보는 쿠르드 민병대(YPG)와는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YPG는 이슬람국가(IS) 소탕 작전에서 미국과 협력해 큰 역할을 했으며, 미국은 YPG가 PKK 하부 조직이라는 튀르키예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쿠르드 분리독립 조직들은 이번 사건과 연관성을 부인했다.

YPG가 소속된 쿠르드족 연합체인 시리아민주군(SDF)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이번 이스탄불 폭탄 공격과 우리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일축했다.

PKK도 이날 트위터를 통해 이번 폭탄 공격은 자신들이 시행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이스탄불에서 테러 공격으로 인한 비극적 결과에 가장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피해자 가족에 진심 어린 위로와 지지를 전한다.

또한 모든 부상자의 조속한 쾌유를 기원한다"고 말했다고 크렘린궁이 전했다.

이어 "우리는 모든 형태의 테러와의 싸움에 있어서 튀르키예 파트너들과 가장 긴밀한 협력을 할 준비가 돼 있음을 거듭 강조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