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오르는데 취업난은 여전…청년들 '경제고통'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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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경제인연합회(회장 허창수·전경련)는 14일 국민이 느끼는 경제적 어려움을 수치화한 경제고통지수를 세대별로 산출한 결과, 올 상반기 기준 청년들의 체감경제고통지수가 25.1로 코로나19 확산 이전(2019년 23.4)에 비해 여전히 크게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전경련이 산출한 세대별 체감경제고통지수는 각 연령대별 체감실업률과 연령대별 물가상승률을 합산한 수치다.
코로나19 영향이 한풀 꺾였음에도 불구하고 이 수치가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2021년(25.4) 것과 거의 비슷하게 나온 것은 물가 때문이다. 상반기 물가상승률(연 5.2%)은 2019년 물가상승률(0.5%)의 약 10배 수준이다. 작년(2.3%)과 비교해도 두 배에 달한다.

청년들이 느끼는 취업 장벽이 여전히 높은 것도 이들의 '경제적 고통' 원인이 되고 있다. 올 상반기 청년층의 체감실업률(19.9%)은 작년(23.1%)보다 다소 낮아졌지만, 30대 9.5%, 40대 7.9%, 50대8.7%, 60대 11.3% 등 다른 연령대와 비교하면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지난 4년간 대학 졸업자는 223만4000명에 달하는데 관리자·전문가·사무직 채용인원 등 신규 고학력 일자리는 126만4000개에 불과했다.
일자리 미스매치가 특히 심각했다. 기업들이 이공계를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인문계열 졸업자들이 갈 곳이 마땅치 않다고 여기는 경우가 늘었다고 전경련은 분석했다. 실제 기업들이 올 하반기 채용을 계획하는 인원 10명 중 7명(67.9%)는 이공계열 졸업자가 대상이다.
주거비와 등록금 등으로 청년층 부채 비율이 높은 가운데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는 것도 청년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지난 4년간 청년층(29세 이하 가구주)의 부채 증가율은 48.3%로 전체 부채 증가율(24.0%)의 두 배 수준이었다. 이들의 자산 대비 부채 비율은 2017년 24.2%에서 작년 29.2%로 상승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지속되는 청년 취업난에 급격한 물가상승까지 더해져 청년들이 체감하는 경제적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면서, “규제 혁파,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고용유연성 확보 등으로 청년들이 원하는 양질의 민간 일자리들이 많이 만들어질 수 있는 고용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