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성급 호텔서 수능 막바지 공부하는 인천 섬마을 학생들
오는 17일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인천 섬 수험생들이 뭍으로 나와 시내 호텔에 머물며 막바지 공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4일 인천시교육청과 옹진군에 따르면 옹진군 섬에 거주하는 수험생 70명 중 34명은 지난 11일부터 중구 하버파크호텔에서 숙박을 해결하며 공부하고 있다.

나머지 학생들은 부모님 소유의 또다른 인천 육지 자택에서 머물거나 친척 집에서 수능을 준비하고 있다.

섬 수험생들이 수능을 앞두고 육지로 먼저 나오는 것은 섬에 고사장이 없기 때문이다.

수능 시험은 한 고사장의 1개 학생 수험생 비율이 40%를 초과할 수 없다.

인천항 부두 앞 하버파크호텔(4성급)에서 묵고 있는 학생들은 지역별로 백령도 22명, 덕적도 9명, 연평도 2명, 대청도 1명이다.

이들 수험생은 2인 1실을 사용하며 인솔 교사 7명과 함께 호텔에서 생활하고 있다.

수능 다음날 체크아웃 때까지 7박8일간 호텔 숙박비와 식비는 인천시·시교육청·옹진군·하버파크호텔이 맺은 협약에 따라 지원된다.

호텔 측은 수험생들이 조용한 환경에서 공부에만 열중할 수 있도록 한 층 전체를 이들에게 내줬다.

또 객실과 같은 층 연회장에도 회의용 대형 책상을 놓고 학생들이 자유롭게 오가며 공부할 수 있도록 했다.

학생들은 아침에는 일반 투숙객들과 함께 조식 뷔페 음식을 먹고, 점심·저녁은 객실과 같은 층에서 급식을 받아 식사한다.

학생들을 인솔하는 조민단(37) 백령중고등학교 교사는 "비록 자기 집은 아니어도 학생들이 막바지 수능 준비에 여념이 없다"며 "장소에 상관없이 알차게 준비해 수능을 잘 치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수험생들은 수능을 치르고 호텔에서 마지막 밤을 보낸 뒤 다음 날 오전 배로 섬에 다시 돌아갈 예정이다.

옹진군 관계자는 "연륙교가 놓인 영흥도 수험생들에게는 시교육청에서 숙박비 대신 교통비나 차량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