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장관 넥타이도 도마 위…안민석 "국민 슬픈데, 밝은색 넥타이 거슬려"
[이태원 참사] 교육위서 '사고·참사' 혼용에 野 질타…"용어 정리해야"
11일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이태원 참사 관련 표현을 놓고 논란이 일었다.

교육부가 제출한 보고서에 '참사'가 아닌 '사고'로 적힌 걸 야당의원들이 문제삼은 것이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교육위에 출석해 "이태원 참사 관련 학생 사상자는 사망 6명, 부상 7명이며 현재 입원 중인 학생은 없다"며 업무보고를 시작했다.

그러나 교육위에 제출한 교육부 보고서에 '참사'가 아닌 '사고'라고 적힌게 문제가 됐다.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의원은 "'참사' 대신 '사고'라 하는 것은 용어에 슬픔을 뺐다는 것이며, 희생과 사망이라는 단어에 슬픔과 책임을 배제한 것"이라며 "교육부에서 이런 용어를 정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무소속 민형배 의원도 "교육부에 물었더니 결론은 '이태원 사고'라고 한다"며 "장관이 (구두 보고와) 공문서를 통일하든지 아니면 여기에서도 '사고'라고 하든지 정확하게 했으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반면, 국민의힘 서병수 의원은 "단어를 어떻게 사용하는지보다도 다시는 이런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예방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문제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회의에서는 또 교육부가 사망자 중 교사 3명이 포함돼있다는 점을 밝힌 데 대한 비판도 나왔다.

민형배 의원은 "이태원 참사로 사망한 성인 중 직업을 공개한 경우가 군인 외에 없는데, 교육부도 이상하게 교사만 직업을 공개했다"며 "교육부는 교사를 일반 시민과 다르게 취급하고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에 이 부총리는 "교사 숫자를 공개한 것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며 사과했다.

한편, 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이 부총리가 사회 전반에 흐르는 애도 분위기를 고려하지 않은 채 붉은빛 계열의 넥타이를 맸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국민들은 여전히 슬픔에 잠겨 있고, 여기 있는 의원 중에서도 밝은색의 넥타이를 맨 분이 없다"며 "저 넥타이를 보는 것이 눈에 거슬린다"고 말했다.

이 부총리는 "차마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지 못했다.

죄송하다"면서도 "넥타이를 안 매는 것도 예의는 아니다"라며 넥타이를 맨 채 교육위를 이어갔다.

한편, 교육위는 이날 논의하기로 한 내년도 정부 예산안은 상정하지 않기로 했다.

교육부가 이날 특별회계 부문을 3조∼12조원 가량으로 책정한 예산안을 제출했는데, 여야 위원들은 세출 내역이 구체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유기홍 교육위원장은 "국회 예산심의권이 심대하게 침해됐다고 생각하기에 오늘 예산안을 상정하기 어렵다"고 밝힌 뒤 산회를 선포했다.

[이태원 참사] 교육위서 '사고·참사' 혼용에 野 질타…"용어 정리해야"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