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거래일 하락세에도…"국제 유가 곧 100달러선 넘는다" [오늘의 유가 동향]
국제 유가가 3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미국 원유 재고가 예상보다 많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공급 과잉 우려가 불거진 탓이다.

9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물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3.08달러(3.5%) 하락한 배럴당 85.83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내년 1월물 브렌트유는 2.71달러(2.8%) 떨어진 배럴당 92.65달러로 집계됐다. WTI와 브렌트유 모두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기록하게 됐다.

원유 재고가 예상과 달리 증가한 게 원인이 됐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 4일로 끝난 한 주간 원유 재고는 전주 대비 390만 배럴 늘어난 4억480만 배럴로 집계됐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20만 배럴 감소와 달리 깜짝 증가한 것이다. 오일프라스닷컴은 "EIA가 발표한 전주 수치도 310만 배럴 증가한 것으로 추산됐는데, 이 역시 전문가 전망치(260만 배럴)를 훨씬 웃돈 규모였다"고 전했다.

중국의 코로나19 관련 봉쇄정책에 대한 불확실성도 유가에 부담이 됐다. 중국 정부의 고강도 방역에도 불구하고 최근 코로나19 신규 감염자 규모가 높은 수준을 이어가면서 봉쇄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누그러졌다. 최대 원유 소비국인 중국의 경제활동 재개가 불투명해졌다는 것은 유가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한다. BOK파이낸셜의 데니스 키슬러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코로나19 정책이 분명해질 때까지 고르지 못한 거래가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3거래일 하락세에도…"국제 유가 곧 100달러선 넘는다" [오늘의 유가 동향]
미국 중간선거 결과를 관망하느라 유가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진단도 나왔다. 미즈호증권의 에너지 선물 담당 디렉터 밥 요거는 "오늘 유가 시장은 중간선거를 둘러싼 관망세와 회의감을 가지고 움직이고 있다"며 "어떤 결과가 나올지 지켜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가가 다시 배럴당 100달러 선을 회복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FX스트리트의 올림피우 턴스 애널리스트는 "현재 12월물 WTI 원유 가격은 92.92~93.51달러 부근에서 저항선이 형성되고 있다"며 "하락세는 일시적일 수 있으며 가격이 급등하기 전의 단기적인 지지선일 수 있다"고 말했다.

오일프라이스닷컴은 "경기둔화 공포가 몇달째 유가를 짓누르고 있지만 이달 기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대규모 감산 조치 실행과 다음달부터 시작될 유럽연합(EU)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 조치 등은 시장의 원유 공급을 과도하게 조여 다시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원유를 가공한 휘발유와 제트유 등 석유제품의 러시아산에 대한 가격 상한제도 내년 2월 시행된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