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 헤르손 철수는 어쩔 수 없는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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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 위기에 전술적 후퇴 택한 듯…"봄까지 전선 고착 가능성"
'30만 예비군' 전력화 위한 시간벌기일수도…美 "러 10만명 전사·부상"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남부전선의 핵심 요충지인 헤르손을 싸움 없이 포기한 결정을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서방 군사 전문가들은 헤르손에 고립된 채 고사하지 않으려면 후퇴할 수밖에 없는 국면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선 우크라이나군을 함정으로 유인하기 위한 '전술적 후퇴'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9일(현지시간) 헤르손주(州)의 주도 헤르손시(市)에서 철군해 드니프로강 동편에 새롭게 방어선을 구축할 것을 명령했다.
흑해에 면한 항구도시인 헤르손은 2014년 러시아가 강제병합한 우크라이나 크림반도와 친러 분리주의 세력이 장악한 동부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 지역을 육로로 잇는 전략적 요충지다.
올해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전격 침공한 러시아군은 3월 초 헤르손을 점령했고, 9월 말에는 이 지역을 도네츠크, 루한스크, 자포리자 등 다른 점령지와 함께 러시아 연방의 영토로 편입하는 조처를 했다.
하지만, 서방의 무기 지원을 받은 우크라이나군이 수도 키이우 일대에서 러시아군을 몰아내고 동부 전선에서 대승을 거둔데 이어 남부에서도 공세를 강화하자 러시아군은 상당한 압박을 받아왔다.
특히, 러시아 본토와 크림반도를 잇는 크림대교가 지난달 초 폭발로 훼손되면서 헤르손 방면 러시아군은 보급에 심각한 차질을 빚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뉴스채널 스카이뉴스의 안보·국방 분야 에디터인 데버라 하인스는 러시아군의 헤르손 철수는 '굴욕적이지만 필요한 결정'이었다면서 "러시아군 지휘관들은 드니프로강 서안에서 우크라이나군의 폭격에 노출된 채 천천히 죽어가느냐, 아니면 후퇴해 다시 한번 싸우느냐의 선택에 직면해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군이 함정일 가능성을 경계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러시아군이 정말로 드니프로강 건너편으로 철수한다면 우크라이나에는 '중요한 승리'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관건은 헤르손을 수복한 우크라이나군이 지금까지의 모멘텀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다.
겨울을 맞아 전선이 내년 봄까지 고착화할 가능성도 있다.
양국군은 모두 심각한 인명피해를 입고 지친 상태다.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은 이날 뉴욕 이코노믹 클럽에서 "10만명이 훌쩍 넘는 러시아군 병사가 죽거나 다쳤다"면서 "우크라이나측도 아마 비슷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경우 러시아가 역습의 기회를 잡을 가능성이 있다.
러시아 국제문제위원회(RIAC)의 안드레이 코르투노프 사무총장은 러시아군이 당면한 최우선 목표는 전선의 "안정화와 고착화"라면서 드니프로강 동안에 방어선을 구축하면 보다 안정적인 수비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인스도 "푸틴 대통령에게는최근 동원한 30만 예비군으로 새 공세를 펼칠 수 있도록 재편성과 재무장, 훈련을 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연구해 온 러시아 정치분석가 타티아나 스타노바야는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와 한 전화 인터뷰에서 헤르손 철수 결정은 일종의 '전술적 양보'라면서 "이건 푸틴이 얼마나 실용적인 사람인지를 확인시켜 준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러시아군이 헤르손 철수를 공개적으로 발표한 데 다른 의도가 있을 것이란 추측도 제기된다.
통상 철수 시엔 겉으로는 공세를 취할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 몰래 병력을 빼는 것이 상식이어서다.
평화협상을 염두에 둔 포석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어 보인다.
실제, 러시아는 지난달 크림반도에서 발생한 러시아 흑해함대에 대한 공격을 이유로 흑해를 통한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협정 참여 중단을 선언했다가 한주 만에 복귀했고, 몇 주 전만 해도 전술핵 사용 가능성을 언급하던 러시아 당국자들은 최근 들어 핵 위협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크렘린 주변 인사들 사이에선 휴전 가능성과 관련한 추측성 발언이 늘어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보건부 산하 의생물학청(FMBA) 설립 75주년 기념식 연설 등 일정을 소화했지만, 헤르손 철수와 관련해선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연합뉴스
'30만 예비군' 전력화 위한 시간벌기일수도…美 "러 10만명 전사·부상"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남부전선의 핵심 요충지인 헤르손을 싸움 없이 포기한 결정을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서방 군사 전문가들은 헤르손에 고립된 채 고사하지 않으려면 후퇴할 수밖에 없는 국면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선 우크라이나군을 함정으로 유인하기 위한 '전술적 후퇴'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9일(현지시간) 헤르손주(州)의 주도 헤르손시(市)에서 철군해 드니프로강 동편에 새롭게 방어선을 구축할 것을 명령했다.
흑해에 면한 항구도시인 헤르손은 2014년 러시아가 강제병합한 우크라이나 크림반도와 친러 분리주의 세력이 장악한 동부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 지역을 육로로 잇는 전략적 요충지다.
올해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전격 침공한 러시아군은 3월 초 헤르손을 점령했고, 9월 말에는 이 지역을 도네츠크, 루한스크, 자포리자 등 다른 점령지와 함께 러시아 연방의 영토로 편입하는 조처를 했다.
하지만, 서방의 무기 지원을 받은 우크라이나군이 수도 키이우 일대에서 러시아군을 몰아내고 동부 전선에서 대승을 거둔데 이어 남부에서도 공세를 강화하자 러시아군은 상당한 압박을 받아왔다.
특히, 러시아 본토와 크림반도를 잇는 크림대교가 지난달 초 폭발로 훼손되면서 헤르손 방면 러시아군은 보급에 심각한 차질을 빚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뉴스채널 스카이뉴스의 안보·국방 분야 에디터인 데버라 하인스는 러시아군의 헤르손 철수는 '굴욕적이지만 필요한 결정'이었다면서 "러시아군 지휘관들은 드니프로강 서안에서 우크라이나군의 폭격에 노출된 채 천천히 죽어가느냐, 아니면 후퇴해 다시 한번 싸우느냐의 선택에 직면해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군이 함정일 가능성을 경계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러시아군이 정말로 드니프로강 건너편으로 철수한다면 우크라이나에는 '중요한 승리'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관건은 헤르손을 수복한 우크라이나군이 지금까지의 모멘텀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다.
겨울을 맞아 전선이 내년 봄까지 고착화할 가능성도 있다.
양국군은 모두 심각한 인명피해를 입고 지친 상태다.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은 이날 뉴욕 이코노믹 클럽에서 "10만명이 훌쩍 넘는 러시아군 병사가 죽거나 다쳤다"면서 "우크라이나측도 아마 비슷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경우 러시아가 역습의 기회를 잡을 가능성이 있다.
러시아 국제문제위원회(RIAC)의 안드레이 코르투노프 사무총장은 러시아군이 당면한 최우선 목표는 전선의 "안정화와 고착화"라면서 드니프로강 동안에 방어선을 구축하면 보다 안정적인 수비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인스도 "푸틴 대통령에게는최근 동원한 30만 예비군으로 새 공세를 펼칠 수 있도록 재편성과 재무장, 훈련을 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연구해 온 러시아 정치분석가 타티아나 스타노바야는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와 한 전화 인터뷰에서 헤르손 철수 결정은 일종의 '전술적 양보'라면서 "이건 푸틴이 얼마나 실용적인 사람인지를 확인시켜 준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러시아군이 헤르손 철수를 공개적으로 발표한 데 다른 의도가 있을 것이란 추측도 제기된다.
통상 철수 시엔 겉으로는 공세를 취할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 몰래 병력을 빼는 것이 상식이어서다.
평화협상을 염두에 둔 포석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어 보인다.
실제, 러시아는 지난달 크림반도에서 발생한 러시아 흑해함대에 대한 공격을 이유로 흑해를 통한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협정 참여 중단을 선언했다가 한주 만에 복귀했고, 몇 주 전만 해도 전술핵 사용 가능성을 언급하던 러시아 당국자들은 최근 들어 핵 위협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크렘린 주변 인사들 사이에선 휴전 가능성과 관련한 추측성 발언이 늘어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보건부 산하 의생물학청(FMBA) 설립 75주년 기념식 연설 등 일정을 소화했지만, 헤르손 철수와 관련해선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