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미스소니언 매거진 사이트 속 영상의 욱일기 배경 화면. 현재 이 영상에는 욱일기가 삭제됐고, 대신 고양이 모습으로 대체됐다. /사진=서경덕 교수 페이스북
스미스소니언 매거진 사이트 속 영상의 욱일기 배경 화면. 현재 이 영상에는 욱일기가 삭제됐고, 대신 고양이 모습으로 대체됐다. /사진=서경덕 교수 페이스북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시 인근에 거주하는 9살 한인 어린이가 워싱턴DC에 있는 스미소니언박물관이 발행하는 매거진 사이트 속 욱일기 영상 삭제에 앞장선 사연이 전해졌다.

9일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 따르면 한인 초등학생 김해든(9) 군은 스미스소니언 매거진 사이트에 있는 동영상을 시청하던 중 욱일기를 발견했다.

해당 동영상은 집고양이의 역사와 과학에 관한 내용이었는데, 일본의 사례를 드는 부분에서 욱일기를 배경 화면으로 사용한 것이다.

이를 발견한 김 군은 스미스소니언 측에 욱일기를 지워달라는 항의 메일을 보냈지만, 박물관 측은 "메일을 줘서 고맙다"는 등 형식적인 답변만 했을 뿐 일주일이 넘도록 해당 영상을 지우지 않았다.

이 같은 사실을 전해 들은 김 군의 어머니는 미국 커뮤니티에 지원을 요청해 많은 분이 항의에 동참해 끝내 동영상 속 욱일기를 삭제시켰다.

서 교수는 "이 얼마나 멋진 일이냐"면서 "댈러스에 출장을 가게 된다면 이 가족에게 꼭 식사를 한 번 대접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카타르에 거주 중인 팔로워 분들이 최근 카타르 도하의 쇼핑몰 외벽에 일본 욱일기 응원이 담긴 대형 광고 사진이 등장한 것에 대해 현지 교민들과 함께 항의해 이를 제거한 일도 있었다"고 소개했다.

서 교수는 "예전에는 욱일기 문양을 보면 사진과 함께 제게 제보했고, 저희 팀에서 대부분 바꿔나가는 방식이었는데, 요즘은 직접적으로 항의해서 바꾼 후 연락을 주는 횟수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